[e갤러리] 해 저문다, 이제 보인다..이호인 '인왕산 야경'

오현주 2020. 12. 3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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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뒤편에 삐죽이 솟은 빌딩은 롯데월드타워다.

시선이 닿는 지점이 뿜어내는 표면적·이면적 특징을 붙이고, 그 위에 작가만의 이해와 감정을 덧입힌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창의문을 왼편 길 건너에 두고 청와대 쪽으로 향한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해 떨어지고 불 들어오는 때, 그 실제와 이 그림의 오버랩을 마주할 수 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야경도 다르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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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작
도시밤풍경 연작..묘사보다 인상으로
보이는 특징 붙이고 이해·감정 덧입혀
종이에 빠른 붓질로 시간 흐름도 얹어
이호인 ‘인왕산 야경’(사진=원앤제이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왼쪽 뒤편에 삐죽이 솟은 빌딩은 롯데월드타워다. 가운데쯤 둥그런 원형을 머리에 올린 빌딩은 종로타워일 테고. 미처 알아보지는 못했다 해도, 흐릿하든 뚜렷하든 높든 낮든, 저들은 오늘도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울이란 거대한 공간에서 말이다. 작가 이호인(40)이 눈과 붓에 들인 ‘인왕산 야경’(2017)으로 말이다.

작가는 도시의 밤풍경을 그린다. 세세한 묘사보다는 ‘인상’을 뽑아내는 식이다. 시선이 닿는 지점이 뿜어내는 표면적·이면적 특징을 붙이고, 그 위에 작가만의 이해와 감정을 덧입힌다. 이를 위해 작가가 선택한 도구는 ‘속도감’. 캔버스 대신 종이에 빠른 붓질로 그은 획과 선이 시간의 흐름까지 실어내는 거다. 정서와 감상이 이내 바뀌어버릴 걸 염려한 건지.

서울 종로구 부암동, 창의문을 왼편 길 건너에 두고 청와대 쪽으로 향한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해 떨어지고 불 들어오는 때, 그 실제와 이 그림의 오버랩을 마주할 수 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야경도 다르지 않을 거다.

1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 원앤제이갤러리서 강석호·김혜원·노은주·박정인·서동욱·손현선·정용국·조우빈·최모민과 여는 기획전 ‘재현의 방법’에서 볼 수 있다. 리넨·면을 바느질한 십자수천 캔버스에 구아슈수채. 33.3×24.3㎝. 작가 소장.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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