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이은봉의 의학 연구 다이제스트] 아침형 인간이 저녁형보다 유방암 덜 걸려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2020. 12. 3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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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유방암은 국내에서 과잉 진단 논란이 있는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다. 유방암은 고령일수록, 비만할수록, 키가 큰 경우, 여성 호르몬이 많은 경우 등에서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간 근무를 장기간 하면, 밤에 인공 광선에 노출되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영국의학회지에 수면의 특성과 유방암 간의 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본 연구에서는 약 16만명의 영국인을 대상으로 해서, 수면 패턴(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 불면증 유무, 수면 시간과 유방암 발생과의 관계를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아침형 인간은 저녁형 인간에 비해 유방암 발생이 7 % 낮았다. 이런 결과는 연구 대상 인구에서 수면 형태를 결정하는 유전형을 함께 분석한 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유전형을 반영한 연구 결과에서는 수면 시간이 긴 경우 유방암 발생률이 더 높아졌다. 불면증 유무는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없었다. 저녁형 인간에서 유방암이 많은 것은 밤에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이란 수면 호르몬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분비가 많아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아직 명확히 입증되진 않았다.

아침형 인간은 일반적으로 학업 성적이 좋은 데에 반해서, 저녁형 인간은 지능지수가 높고, 창의력이 뛰어나며, 독창적인 일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최소한 유방암 발생이란 측면에서는 아침형 인간이 유리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족력이 있다면, 수면 패턴을 한번 바꾸어 볼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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