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아우 하던 박범계와 윤석열.. '검찰개혁' 외나무다리서 만나다

양다훈 2020. 12. 30. 2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형'이라 부르다가 그의 저격수로 변했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둘 사이 인연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23기 동기 사이로 연수원 수료 후 박 후보자는 판사로, 윤 총장은 검사로 임용되면서 다른 길을 걸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둘 사이 인연, 어떻게 흘러갈지 이목 집중
'추·윤 갈등' 못지 않게 대립할 것.. 전망도
30일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을 ‘형’이라 부르다가 그의 저격수로 변했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둘 사이 인연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23기 동기 사이로 연수원 수료 후 박 후보자는 판사로, 윤 총장은 검사로 임용되면서 다른 길을 걸었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3년 11월 윤 총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개입 사건을 수사하다가 징계를 받자 페이스북에 자신보다 세 살 위인 윤 총장을 형으로 지칭하는 편지글을 올렸다.

당시 박 후보자는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현실이 너무 슬프다”며 자신을 ‘범계 아우’라고 낮췄다. 이어 그는 “사법연수원 동기이면서도 긴 대화 한 번 나누질 못한 형에게 검찰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불의에 굴하지 말라는 호소로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밉다”면서 “형에게 검찰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린다는 소식은 참으로 가소롭기 그지없는 일”이라며 윤 총장을 응원한 바 있다.

나아가 그는 “아직도 정의로운 검사들이 이 땅엔 여전하고 그들은 조용하지만 이 사태를 비분강개할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사표를 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이렇게 애틋했던 박 후보자의 태도는 7년 만에 180도 돌변했다. 지난 10월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 후보자는 “똑바로 앉으세요”라며 윤 총장에게 대뜸 고함을 질렀다. 당시 윤 총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를 적극적으로 반박하자 박 후보자는 윤 총장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당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 후보자가 윤 총장을 향해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일갈하자 윤 총장은 “그것 또한 선택적 의심 아니냐, 과거엔 저한테 안 그러시지 않았느냐”라고 맞받아치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는 틀어진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박 후보자는 지난 11월 한 언론인터뷰에서 윤 총장에 대해 “분명 정치적 야망을 품은 듯하다”며 ”문재인정부 들어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일약 임명되고 그 뒤에 검찰총장이 되는 과정에서 분명히 정치적 야망을 갖게 된 거 아니냐는 느낌이 들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이날 법무부 장관 내정 소감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사실상 ‘검찰개혁 시즌2’를 시사, 윤 총장과의 대립을 예고했다. 박 후보자는 윤 총장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엔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박 후보자가 줄곧 검찰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며 윤 총장을 압박해 온 만큼 ‘추·윤 갈등’ 못지 않게 대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