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EU, 7년만에 투자협정 체결 합의

허경주 2020. 12. 30. 23: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투자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과 화상회의를 열고 7년간 협의해 온 포괄적 투자 협정을 마무리 지었다.

EU는 이미 높은 수준의 대외 투자 개방도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협정은 EU가 중국에서 투자 혜택을 더 누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EU 지도부가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시계방향으로 시 주석,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P 연합뉴스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투자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2014년 협상이 시작된 지 약 7년만이다. 이에 따라 유럽은 중국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중국은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미국의 대중국 고립전략은 일정 부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커졌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과 화상회의를 열고 7년간 협의해 온 포괄적 투자 협정을 마무리 지었다.

시 주석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과 EU의 투자협정은 양측이 더 큰 시장에 접근하고, 더 높은 수준의 사업환경과 강력한 제도적 보장 속에 협력을 가속화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협상을 "보다 균형잡힌 무역과 사업 기회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EU는 2014년 1월 첫 협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0여 차례 협상을 이어왔다. 최근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신장 위구르 지역 강제노동 문제를 두고는 중국이 강제 노동 금지 등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정 체결로 유럽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보다 더 유리한 투자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됐다. EU는 이미 높은 수준의 대외 투자 개방도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협정은 EU가 중국에서 투자 혜택을 더 누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럽 기업들은 앞으로 통신, 금융, 전기차, 민간병원, 부동산 해운ㆍ항공 등 분야에서 중국 내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EU에 경제적으로 통 큰 양보를 하는 대신, ‘미국의 대중 포위망 돌파’라는 외교적 성과를 얻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출범 이후 EU 등 핵심 동맹국들과 공동 전선을 구축해 중국을 압박하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반면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 미국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의 중국 전문가인 노아 바킨은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번 협상의 가장 큰 승자는 베이징”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유럽 기업에는 큰 기회를 열어줄 수 있지만 미국 행정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협정이 타결돼도 일부 국가는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최종적으로 유럽 의회 승인까지 거쳐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발효까진 험로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