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할래? 700만원 내세요! 취업난 중국 기막힌 오늘
중국 대학생 뤄(呂)모씨는 한 유명 소비재 회사에서 한 달간 인턴으로 일했다. 하지만 인턴 기간 동안 뤼씨는 한 번도 회사 사무실에 간 적은 없다. 인터넷으로 업무를 도왔지만 ‘멘토’로 지정된 회사 선배도 만난 적 없다. 월급도 받지 않았다.
인턴을 하기 위해 4만위안(약 680만원) 가까운 돈을 낸 쪽은 뤄씨였다. 뤄씨는 중국 경제 매체 차이징 인터뷰에서 “유학원을 통해 인턴 자리를 소개받았다”며 “이력서에 경력 한 줄을 더 추가하는 데 그만한 돈을 쓸 가치가 있다”고 했다.
중국 청년들의 구직 경쟁이 심해지면서 구직자를 상대로 기업 인턴 자리를 사고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차이징이 최근 보도했다. 코로나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는 가운데 구직으로 가는 ‘징검다리’인 인턴 자리를 구하려는 사람이 몰리기 때문이다. 유학원 같은 중개업체를 통해 거래되는 인턴 자리를 사려면 평균 2만~3만위안(약 340만~510만원)을 내야 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 회사는 경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구직을 위해서는 인턴 활동이 필수로 알려졌다. 인턴도 공모도 있지만 내부인 추천을 통해 수시로 뽑는다. 그 때문에 정보를 가진 유학원, 각종 거간꾼들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한 인턴 소개 업자는 구직자처럼 접근한 차이징 기자에게 “알리바바 등 큰 회사는 안 되지만 그보다 아래급은 12시간 안에 인턴 자리를 구해주겠다”고 제안을 했고 실제 유명 업체 인턴 자리 4개를 제안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돈 주고 사는 인턴은 주로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일하는 ‘1~2개월짜리 온라인 인턴’이 많다고 한다. 이 중 일부는 회사와 고용계약을 맺은 인턴이 아니라 부서나 팀 단위로 임시 채용된 경우여서 정식 증명서 발급이 어려운데도 지원자가 몰리는 것이다. 한 소개 업자는 차이징 기자에게 “2만위안을 내면 한 유명 업체의 앱(휴대전화 응용프로그램) 개발 부문의 온라인 인턴 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해당 업체는 “돈을 받고 인턴을 채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정식 인턴이 되더라도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유명 국영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대학원생 천모씨는 “출근하고 두 달간 책상이 없어서 회사 내 회의실을 전전하며 일했다”며 “고용계약서도 없고 무급인 데다 언제 채용해 준다는 보장도 없지만 인턴 자리라도 구한 게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올해 역대 가장 많은 874만명이 대학을 졸업했다. 하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취업난이 심하다. 지난 4월 제핑디지털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졸업생 춘계 구직 보고'에 따르면 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22% 줄었다. 일자리를 구했다고 답한 대졸자는 25.7%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 역시 대졸자 취업난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가장 우려하는 사회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업 압력을 줄이기 위해 석·박사 과정생 모집 규모를 지난해보다 24%(18만9000명)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黨), 정부, 사회 각계는 대졸자 취업을 위해 천 가지 방법과 백 가지 계획(千方百計·최선을 다하라는 뜻)을 동원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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