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선수 육성' 성과 삼성, 내년 시즌 주목할 유망주?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영우 기자] 2020년은 삼성라이온즈에게 아쉽지만, 육성의 성과가 있었던 시즌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삼성은 올 시즌 64승 5무 75패 리그 8위로 한 해를 마쳤다. 결과만 평가한다면 기대 이하다. 5시즌 연속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몇 시즌과 다르게 큰 성과도 있었다. 바로 유망주의 눈에 띄는 성장이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김지찬이다. 그는 163cm의 작은 키에 재치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 이번 시즌 0.232의 타율로 타격에서는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84%의 도루성공률로 21개의 도루를 성공했고 1루를 제외한 내야 수비 전포지션과 필요할 때 외야까지 맡으며 팀 내 최다인 135경기를 소화해 냈다.
이외에도 삼성은 많은 유망주들을 1군에서 경험을 쌓게 했고 몇몇 선수들은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다음 시즌에는 어떤 선수가 1군에서 팬들의 마음 잡을 수 있을까. 올 시즌 1군과 2군 성적을 비교해 잠재력이 풍부한 유망주들을 꼽아봤다.
'체력 극복이 관건' 원태인
원태인은 이번 시즌 삼성의 4선발로 뛰며 6승 10패 4.89 ERA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7월까지 13경기 동안 68.1이닝을 던지며 5승 2패 3.56 ERA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후반기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기 14경기 1승 8패 6.15 ERA로 흔들렸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전반기 3승 5패 2홀드 2.86의 ERA로 시작이 좋았지만, 후반기에서 1승 3패 1.86의 ERA로 부진했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언급했던 체력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비시즌 기간동안 체력을 기른다면 1년 선배인 최재흥의 길을 따라갈 것이 기대된다. 최채흥은 올 시즌 11승 6패 3.58의 ERA로 국내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는 성장을 이뤄냈다. 원태인이 선배와 함께 더욱 성장해 강력한 토종 선발 듀오를 결성한다면 삼성의 5강 진입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중고 신인 1루수' 백승민
올 시즌 삼성의 가장 취약 포지션은 1루수였다. 이성규가 10 홈런을 기록하며 파워는 인정받았지만 0.181의 타율로 컨택이 아쉬웠다. 결국 삼성은 오재일을 FA로 영입하며 다음 시즌 주전 1루수 자리를 채웠다.
차기 시즌에는 ‘프로 6년차’ 백승민을 주목해볼 필요도 있다. 백승민은 2군에서 주로 4번 타자로 출전해 33경기 0.357의 타율을 기록하며 팀 내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2군에서 2할대 중후반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 타격에 눈을 떴다.
그러나 이번시즌 1군 무대에서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단 7경기, 12번의 타석이었다. 그마저도 적은 기회 탓에 안타 없이 타점을 한 개 기록하는데 그쳤었다. 거기에 오재일의 영입으로 1루수 자리는 더욱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의 1루수 뎁스가 깊지 않은 만큼 다가오는 시즌에도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팀 내 선배인 김헌곤이 군 복무를 하고 난 후 29세의 나이가 돼서야 1군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만큼 백승민 역시 중고 신인으로 1군에서 깜짝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2의 권오준' 한연욱
대중들에게 아직 한연욱의 이름은 생소하다. 하지만 2군 코치진들에게 잠재성을 인정받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한 투수로 꼽힌다. 2020 신인드래프트는 2차 9라운드 85순위로 팀에 입단한 한연욱은 2군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5승 6패 2홀드 3.7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의 투구폼은 흡사 권오준을 연상케 한다. 한연욱은 우완 사이드암으로 최고 140km/h의 직구와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장착했다. 권오준의 전성기의 모습처럼 강속구를 뿌리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올 시즌 61.2이닝 동안 34개의 삼진과 단 14개의 볼넷 만을 허용했다. 188cm/84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가진 만큼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구속을 끌어올린다면 다음 시즌 1군 마운드에서 던지고 있는 한연욱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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