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일 신한은행 감독, "우리 스타일대로 승리해 더 의미가 있다"

"우리의 플레이를 한 게 승리의 요인이다."

신한은행이 거함 KB스타즈를 격침하며 3위를 굳게 지켰다. 4명의 선수가 파울 트러블에 걸릴 정도의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의 팀인 KB스타즈를 60점대로 묶었고,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36-36으로 동률을 이룬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그동안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농구단을 챙기며 애정을 보였던 이병철 단장(신한은행 부행장)이 인사 이동으로 인해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다른 부서로 옮기는데, 승리를 선물했기에 그 의미는 남달랐다.

신한은행은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여자 프로농구' KB스타즈전에서 역전과 재역전을 하다 마지막 이경은의 그림같은 2개의 골밑슛을 바탕으로 71대65로 승리, KB스타즈의 7연승을 막아세웠다. 또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유일하게 전패를 기록했던 팀이었기에 경기가 끝난 후 신한은행 선수들은 마치 챔프전 우승을 한듯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은 "우리가 준비했던 공수 전략이 어느 정도 잘 작동한 것 같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이를 제대로 소화한 것이 더 기쁘다"며 "이경은이 승부처에서 승리를 결정지었지만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잘해줬다. 턴오버도 상대보다 적으면서 리바운드 싸움에서 지지 않았던 것이 승리의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초반부터 나왔던 트랩 수비를 비롯해 더블팀, 전면 압박 등 다양한 수비 전술에 대해선 "사실 도박에 가까운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비록 뚫리더라도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별로 잃을게 없기 때문"이라며 "아무래도 베테랑 위주의 팀이라 계속 실시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워낙 이해도가 높기에 요소요소에서 맥을 잘 짚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가 별로 대비를 못했기 때문인 것도 있고, 우리의 페이스에 말려든 것도 있다"며 "KB스타즈는 워낙 강팀이기에 다음 경기에선 당하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김단비 한엄지 등 4파울에 걸린 4명의 선수를 벤치로 불러들이지 않고 경기 끝까지 기용한데 대해선 "3쿼터 혹은 4쿼터에 불러 들였다가 밀리면 그대로 패배할만큼 KB스타즈는 강팀이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막판까지 뛰게 하는게 맞았다"고 말했다. 또 "어쨌든 우리의 페이스와 스타일대로 해서 강팀을 물리쳤기에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게 됐을 것이다. 시즌 끝까지 부상 선수가 안 나오는 것이 목표다.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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