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진국 도약 위해 '스포츠 거버넌스'로 머리 맞댄다

2020. 12. 30. 21: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스케이트장에서 어린이들이 아이스하키 강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공공기관·시민사회 힘 모아
체력 증진과 사회적 순기능 확대

지난 21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이하 문체부)가 흥미로운 발표를 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9885억원, 약 2조원에 이른다는 것이었다. 눈여겨볼 것은 경제적 파급효과 중 선수 개인의 시장가치, 즉 유럽 축구시장에서의 가치는 1206억원인 데 비해, 비시장가치는 시장가치의 6배가 넘는 7279억원이라는 점이다. 비시장가치에는 손흥민 선수가 국내에서 유발하는 무형의 가치효과로, 국민의 감동과 자긍심 고취, 유소년들에게 미치는 동기 부여, 해외 스포츠에 대한 관심 확대, 국가 인지도와 호감도 상승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스포츠는 단순히 체력 증진의 목적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의 측면에서 그 효용이 무궁무진하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사회통합, 계층 간 갈등 해소, 청소년 비행 예방, 건전한 여가생활 정착 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스포츠의 사회적 순기능과 이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 스포츠 거버넌스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스포츠 거버넌스란 스포츠 발전이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 공공기관, 시민사회 등 다양한 행위 주체가 협동하는 것을 뜻하며, 정책적으로 스포츠 공공성 측면을 인지하고 규범적 윤리 원칙을 강조하기 위한 용어로 쓰이고 있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유럽연합은 스포츠 거버넌스를 논할 때 ‘굿 거버넌스’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IOC는 굿 거버넌스의 기본적 보편 원칙으로 조직 건전성과 공공성을 중요한 개선과제로 삼았다. 이에 따라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등은 스포츠 조직의 전체 구성원의 민주적 참여 보장,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 강화, 공동체 가치 실현에 따른 사회 전반의 신뢰 구축, 권력의 집중과 남용 방지, 조직의 비전 제시와 장기 발전 계획 등을 기본 지침으로 삼고 있다.

또한 스포츠의 굿 거버넌스는 국민들의 건강과 공공복지 증진 등 스포츠가 사회적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스포츠의 사회적 가치를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도 스포츠의 순기능을 다각적인 공공복지 증진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1984년에는 스포츠가 교육제도에 기여하며, 학습 낙오자들을 없애고 사회문화적 불평등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명시했다. 최근에는 장애인들의 스포츠 접근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장애인의 스포츠 참여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스포츠혁신위, ‘윤리센터’ 만들어
인권문제 등 해결 위한 기틀 마련

한국은 작년 체육계에서 인권 침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후 체육 분야의 구조혁신을 위해 스포츠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를 발족하고, 스포츠계 굿 거버넌스 실현을 목표로 총 7차례의 권고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혁신위의 활동은 마무리했으나, 권고 사항과 관련한 이행점검반을 꾸려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균형발전, 공정하고 정의로운 과정과 인권이 보장되는 스포츠 환경에서 ‘모든 사람의 스포츠 향유’를 보장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일례로 혁신위는 굿 거버넌스 실현의 일환으로 체육계 내부에 독립된 스포츠 인권 보호 기구 설립을 1차 권고로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 8월 스포츠윤리센터를 설립했다. 작년 스포츠 미투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며 스포츠 분야의 성폭력, 신체적·언어적 폭력, 학습권 침해 등 인권침해 실태가 드러난 바 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계로부터 독립된 지위에서 공정한 조사를 수행하고, 신고자와 피해자를 철저히 보호하며, 가해자가 확실히 처벌받도록 고발하고 징계를 요구하는 역할을 한다. 센터의 조사권 강화, 신고자와 피해자의 비밀 보장, 보호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국민체육진흥법의 개정(2021년 2월19일 시행)도 완료했다.

또한 스포츠의 굿 거버넌스는 다양한 스포츠 정책으로 스포츠에 교육적 의미를 더하고, 공공의 평등과 복지의 확대 실현으로 사회적 가치를 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포츠에서 성별이나 장애에 의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해, 체육시설 내 장애인 이용 편의성을 확장하고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배치를 확대한다.

혁신위는 3차 권고로 ‘모두를 위한 스포츠’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여성, 장애인, 아동, 청소년, 노인, 이민자 등 다양한 인구집단이 스포츠에 자유롭고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제안했다.

혁신위 권고에는 체육단체의 구조 선진화를 통해 전문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안도 포함했다. 체육단체의 재정 지원에 대한 공적 책임성을 확보하면서도 자율성을 보장해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여 굿 거버넌스의 원칙을 만족시킬 수 있다.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여 굿 거버넌스의 원칙을 만족시킬 수 있다. (삽입) 대한올림픽위원회를 독립시켜 철저한 자율성하에 대표선수단 파견과 대회 유치 등 스포츠외교와 국제스포츠 활동을 전담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생활 속에 스포츠 접근성을 높이고 스포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스포츠 거버넌스에 해당한다.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이미 국립스포츠박물관을 운영하며 스포츠 유물을 보존, 복원하고 스포츠 유산을 지키며 스포츠 문화를 확산해 나가고 있다.

2023년 하반기에 개관할 국립체육박물관 조감도(국립체육박물관 투시도 야경).
2023년엔 ‘국립체육박물관’ 개관
생활 속 스포츠 접근성 향상 기대

한국은 2023년 국립체육박물관을 개관한다. 체육박물관은 다양한 전시는 물론 체험과 연구, 교류활동 등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K스포츠의 산실 역할을 하면서 스포츠 외교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며 스포츠의 굿 거버넌스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