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어선 내부 생존 확인했지만..

박미라 기자 2020. 12. 3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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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명민호' 선원 7명 실종

[경향신문]

30일 새벽까지 해경과 통신
악천후에 구조대 진입 못해
제주항 방파제 부딪혀 좌초

지난 29일 오후 제주항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어선 ‘32명민호’의 선원들은 사고가 난 이후에도 선내에서 이튿날 새벽까지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악천후와 그물 등 장애물로 인해 구조대의 선내 진입은 실패했다. 어선은 강풍과 파도에 떠밀려가 제주항 방파제에 부딪혀 파손됐고 선원 전원은 실종 상태다.

제주해양경찰청은 29일 오후 7시44분쯤 제주항 북서쪽 약 2.6㎞ 지점에서 제주 한림 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t)가 전복됐다는 신고가 상황실로 접수됐다고 30일 밝혔다. 신고는 32명민호의 외국인 선원이 부산에 있는 외국인선원 관리업체인 마리나교역에 오후 7시27분쯤 구조요청을 한 후 부산해경서를 경유해 제주해경으로 접수됐다. 사고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4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3명 등 모두 7명이 타고 있었다.

해경은 신고 접수 이후 사고 선박의 선원과 지속적으로 통화하며 생존 여부와 안전을 확인했다. 통화 과정에서 전복된 선박의 선미 쪽 하부 선실에 선원 5명(한국인 2명, 인도네시아인 3명)이 생존해 있고, 나머지 한국인 선원 2명은 조타실에 있으나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해경은 헬기와 연안구조정, 민간어선 등을 급파해 수색에 나섰으나 야간 악천후로 어선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오후 9시8분쯤 제주항 북서쪽 1.6㎞에서 뒤집힌 선박을 발견했다. 구조대원이 오후 9시21분쯤 뒤집힌 선체 위에 올라타 두들기자 선내에서도 생존 반응을 보냈다. 해경은 선체가 떠내려가기 전인 오전 3시13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신호 타격을 했고 선원들도 이때까지 계속 반응을 보였다. 해경은 어선의 침몰을 막기 위해 부력을 더해주는 리프트백을 설치하고 타격 신호와 구조를 이어갔다.

구조대가 오후 9시52분부터 8차례 선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4~5m의 높은 파도와 초속 16~18m의 강풍, 심한 와류, 약 30m에 걸쳐 널려 있는 그물 등으로 인해 진입하지 못했다. 제주항에 대기 중인 예인전문 선박의 지원을 요청해 구조에 나섰지만 높은 파도로 회항했다. 사고 어선은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에 밀려 표류하다 다음날 새벽 3시47분쯤 제주항 서방파제에 좌초된 후 파손됐다. 해경은 해상에서 선체 잔해물 일부만 발견됐다고 전했다.

32명민호는 29일 성산항에서 출항한 후 한림항으로 향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 원인은 기상 악화로 인한 전복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신호는 오후 7시22분쯤 사라졌다.

해경은 사고 해역 수온이 18~19도 정도로, 최대 33시간까지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수색에 전력을 다했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해경은 함정을 투입해 제주항을 중심으로 동서 6.1㎞, 남북 5.9㎞ 해상을 수색하고 있다. 육상에도 930여명을 투입해 제주시 사수포구부터 삼양동 해안까지 수색하고 있다. 이천식 경비안전과장은 “높은 파도와 강한 눈보라로 구조대원 2명이 부상을 당하고 고속단정 2척이 침수됐으나 빠른 시간 내 실종자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인 선원 가족에게는 사고 사실을 알렸고 인도네시아인 선원들에 대해서는 대사관을 통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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