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가늠자' 북한 당 대회 내달 초 열린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개최
김여정 '정치국 위원' 가능성
[경향신문]
북한이 내년 1월 초순에 노동당 8차 당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30일 밝혔다. 당 대회는 북한 노동당 최고지도기관이자 의사결정기구로 2016년 이후 약 5년 만에 치러지게 된다. 북한의 이번 당 대회 메시지는 내년 한반도 정세를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전날 당 중앙위 7기 22차 정치국 회의에서 “당 제8차 대회를 2021년 1월 초순에 개회할 데 대한 결정을 채택했다”면서 당 대회에 상정될 ‘일련의 중대한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대내 분야에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등 경제노선의 구체화 방안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북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수해 등 ‘삼중고’ 상황에서 새로운 내용이 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존 5개년 전략의 연장선에서 전력·석탄 등 부문별 목표를 현실화하되,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 돌파’를 재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의 대남·대미 메시지도 주목된다. 그간 7차례 당 대회 관례상 북한이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대외 정세 보고를 통해 우회적으로 차기 미국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관한 메시지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협상 여지는 열어두면서도 핵 보유와 전략무기 개발 지속 의지를 드러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측에 대해서는 ‘상황 관리’ 차원에서 유화적 메시시를 담을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당 대회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북한 ‘2인자’로 대남·대미 업무를 총괄하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정치국 위원 발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선전선동부 역할 강화, 경제총력집중노선을 명시하는 식의 당 규약 개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이 집권 첫해와 전원회의 결정서로 대신한 올해를 제외하면 그동안 빼놓지 않았던 ‘육성 신년사’ 형식에 변화가 있을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일각에선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가 신년사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향후 5년간을 아우르는 당 대회와 달리 어떤 식으로든 김 위원장이 신년 메시지를 낼 필요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80일 전투’가 마무리된 이날 당 대회 개최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개회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다. 통상 당 대회가 최소 나흘 이상 개최됐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 생일(1월8일) 이전인 1월4~7일쯤 열릴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당 대회 기간 열병식 개최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연구실장은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때 공개한 것 이상의 새로운 전략무기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자위적 국방력 강화 방침은 확고하게 밝힐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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