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알리바바는 데이터 기업이다

2020. 12. 3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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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버튼 던험비 미디어 컨설팅 부문 아시아태평양 대표
마크 버튼 던험비 미디어 컨설팅 부문 아시아태평양 대표

2020년 코로나19는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을 불러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올해 1월 12조3047억원에서 9월 14조3701억원으로 16.4% 급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0% 높은 수치다. 던험비(dunnhumby)가 지난 11월 전 세계 21개국 약 84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가 소비자 구매 행태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결과, 한국 응답자의 48%는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이커머스의 성장은 유통사에게는 고민거리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구입하지만 온라인 쇼핑은 유통사가 장보기와 배송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운영비용이 더 들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소비자들은 유통사가 이 모든 것을 제공해 주길 기대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강력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유통사들은 결국 고객을 잃게 될 것이다.

반대로 온라인 서비스 확대에 성공한 유통사들은 기존 고객이 전체 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은 고객의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지출을 상쇄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객 지갑에서 지출 비중을 높인다. 온라인 매장에서 별도로 쇼핑을 하면서 고객의 전체 지출이 증가하게 된다는 뜻이다. 온라인 서비스 확대에 적극적이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경쟁하지 않는 유통사는 마치 넷플릭스 시대에 점점 사라져가는 DVD가 되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과 같다.

성공적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유통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답은 유통사의 온라인 스토어 내에서 디지털 광고를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는 디지털 광고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비즈니스 리서치 기업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 광고시장에서 2021년까지 디지털 광고 비중은 75.6%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 내 모든 디지털 광고의 3분의 1 이상은 알리바바로 이동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올해 디지털 광고수입은 27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올해 예상 매출(720억 달러)의 37.5%에 해당되는 규모다.

알리바바는 일찍이 회사가 보유한 미디어 자본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활용했다. 디지털 광고를 통해 제품에 관심있는 고객들에게 광범위하게 접근하고, 효과적인 맞춤 광고를 위해 고객 구매 행동 데이터를 세분화했다. 또한, 디지털 광고를 통한 광고별 수익 전환율을 명확히 측정했다.

한국 유통사들도 알리바바처럼 온라인 스토어에 판매하는 브랜드의 디지털 광고를 진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유통사는 소비재 제조사들이 캠페인을 만들고 관리할 수 있는 적절한 플랫폼을 갖춰야 한다. 알리바바의 엄청난 미디어 수입의 핵심은 알리바바의 자동화된 디지털 광고 플랫폼 '알리마마(Alimama)'에 있다. 이러한 자동화 플랫폼은 수천명의 광고주가 동시에 수만개의 캠페인을 만들고 입찰하고 실행할 수 있게 돕는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들도 자동화된 광고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로부터 얻은 수익은 유통사가 옴니채널 비즈니스를 강화하는데 재투자할 수 있는 소중한 자본이 될 것이다.

또한, 디지털 광고는 고객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구현되는 것이 중요하다. 식료품 쇼핑은 구매 주기가 짧고 상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질이 낮은 쇼핑 경험이 특히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온라인 스토어에서 패션 아이템을 잘못 추천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만, 펩시 콜라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에게 코카콜라를 추천하는 광고는 유통사에 대한 고객 만족감과 광고 효과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고객 구매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활용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한다면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유통사들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항상 사업계획의 중심에 둔다면, 디지털 광고는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온라인 쇼핑의 수익성 문제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향후 몇 년 동안 유통사의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할 것이며, 이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유통사만이 온라인 서비스의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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