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5만명, 항체형성률은 10배' 우한 미스터리

이종섭 기자 2020. 12. 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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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실제 감염자 수가 공식 통계에 잡힌 확진자 수보다 10배 정도 많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져있었으며, 초기 검사가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은폐하거나 축소 공개했다는 그간의 의혹이 확인됐다는 해석도 있다.

30일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CDC가 자국민을 대상으로 혈청 항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우한 주민들의 코로나19 항체 형성률은 4.43%로 나타났다. 항체가 있다는 것은 해당 질병에 걸린 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체 형성률을 우한 인구 1100만명에 대입하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5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우한 보건 당국이 발표한 공식 통계보다 10배 가량 많은 수치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채취된 혈청 표본으로 진행됐는데, 당시 우한 보건 당국이 공식 발표한 지역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5만354명이었다.

분석 대상에는 우한은 물론 후베이성의 다른 도시들과 당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보고된 베이징, 상하이 등의 주민들도 포함됐다. 지역별 항체 형성률을 보면 코로나19가 올해 초 우한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했음을 알 수 있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의 다른 도시 주민들은 0.44% 만이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후베이성 외 지역 주민 1만2천명의 혈액에서는 단 2명에게서만 코로나19 항체가 확인됐다.

이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염병 초기 혼란스런 상황과 제한된 검사 능력을 감안할 때 공식 보고된 확진 사례보다 혈청 조사 결과가 더 정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안 맥케이 호주 퀸즐랜드대 교수는 “당시 증상이 가볍거나 무증상인 환자들이 검사를 받지 않았을 수 있다”고 SCMP에 말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초기 확진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 집계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선임 연구원인 옌중황은 우한 지역에서 처음 코로나19가 확산할 당시 무증상 감염자는 확진자 수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축소 보고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CNN에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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