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캡틴 황재균 "내년엔 '팀'이 전부, 이제 '나'는 없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0. 12. 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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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T 황재균


팀은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갔고 데뷔 13년 만에 골든글러브도 품에 안았다. 2020년을 최고의 결실로 마무리 한 황재균(33·KT)이 ‘나’를 버릴 각오로 더 성숙해질 2021년을 준비하고 있다.

황재균은 최근 KT의 새 주장으로 뽑혔다. 지난 2년간 선수단을 끌어왔던 유한준에 이어 팀의 창단 이후 4대 주장으로 선정됐다. 투표도 필요 없었다. 유한준과 역시 전 주장이었던 박경수 등 고참들의 추천에 후배 선수들이 동의했고 이강철 감독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1987년생으로 이미 선수단 고참군에 속하는 황재균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황재균은 “형들도. 후배들도. 감독님도, 코치님들까지 모두가 나를 그냥 지목하고 있었다. 형들이 계획을 해놓은 것 같다”고 웃으며 “영광스러운 자리이니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KT가 창단 이후 최정점에 오른 상태에서 주장이 됐기 때문이다.

KT는 2015년 1군리그에 합류한 뒤 3년 연속 꼴찌 하다 2018년 9위를 하고 주장을 바꿨다. 지난해 최고참 유한준이 주장을 맡은 뒤 공교롭게 KT는 최고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6위로 올라서 최하위권을 벗어난 뒤 올해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며 사상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년간 선수단을 하나로 모아 잘 이끈 유한준이 이제 주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어쩔 수 없이 다음 주장의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

황재균은 “올해 역대 최고 시즌을 해놨는데 혹시라도 내가 주장 맡고나서 잘 안 되면 어떡하나 벌써부터 너무 걱정이 된다”며 “부담스러운 자리고 스트레스도 받을 것 같다. 나는 (유한준) 형처럼 점잖지는 못하지만 누구보다 승부욕이 세다. 맡았으니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황재균은 올해 KT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는 데 앞장섰던 주인공이다. KT는 시즌 전 “황재균이 올해 라인업의 열쇠”라고 했고 황재균은 2번부터 5번, 6번까지 중심타선 앞뒤를 받치며 팀 타율 3위 KT 강타선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 21홈런 97타점 108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전 탄수화물 없는 지방식으로 ‘키토 다이어트’까지 하며 잔부상을 없애려 노력했던 황재균은 결국 가장 건강한 시즌을 완성했다. 2007년 데뷔 이후 가장 많은 600타석에 섰고 시즌 내내 3루를 지킨 끝에 늘 2~3위 득표에 머물렀던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도 당당히 생애 첫 수상을 할 수 있었다.

주장을 맡은 내년에는 잘 해야 할 이유가 더 분명해졌다. 오로지 팀의 가을야구를 유일한 목표로 삼을 계획이다. 이미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서서히 바꾸면서 매일 운동으로 내년 시즌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황재균은 “올해는 플레이오프에서 진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을만큼 모두가 잘 한 시즌이었다. 원래 개인 목표를 잘 정하지 않는데 내년에는 더욱 ‘나’보다 팀 성적이 중요하게 됐다 ”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에도 건강한 몸을 만들어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가을야구에 반드시 가겠다. 내년에는 오로지 팀만 생각하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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