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유진 성별 논란이 보여준 김순옥 월드의 실상[TV와치]

이민지 2020. 12. 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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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말이 안되는 상황도 김순옥 월드에서 가능하다.

12월 29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 19회에서는 심수련(이지아 분)과 오윤희(유진 분)의 대립이 그려졌다.

김순옥 작가의 세계관에서는 점 하나를 찍고 다른 사람인척 행세해도ㅡ비록 그 과정에서 다른 노력이 있었다 하더라도ㅡ 모든 사람이 속아넘어가는게 어색하지 않다.

대중은 김순옥 작가 드라마에서 말이 안되는 일이 벌어져도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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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그 어떤 말이 안되는 상황도 김순옥 월드에서 가능하다. 성별을 바꿔버릴 정도로.

12월 29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 19회에서는 심수련(이지아 분)과 오윤희(유진 분)의 대립이 그려졌다.

심수련은 오윤희가 친딸 민설아(조수민 분) 살인사건 진범임을 눈치 채고 오윤희에게 "너잖아. 내 딸 죽인 사람"이라고 일갈했다. 오윤희가 부인하자 심수련은 민설아 시신 부검 당시 검출된 신원 미상의 DNA와 오윤희 DNA가 일치한다는 유전자 검사지를 건넸다. 이후 엉뚱한 논란이 '펜트하우스'를 덮쳤다.

유전자 검사지에 오윤희 성염색체가 남성을 의미하는 XY로 적혀있었던 것. 이후 시청자들은 오윤희가 트렌스젠더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장난스럽게 추측을 이어가던 네티즌들은 '펜트하우스' 포스터 속 오윤희의 의상과 포즈, 오윤희가 딸과 불렀던 '울게 하소서'와 거세한 남성 파리넬리 등이 오윤희가 트렌스젠더임을 암시해왔던 장치라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이는 소품팀의 실수다. '펜트하우스' 측은 뉴스엔에 "유진의 DNA 분석 결과지에 나온 XY 염색체는 소품상 실수다. 향후 VOD와 재방송에선 해당 부분이 수정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번 해프닝은 김순옥 작가 드라마를 바라보는 대중의 심리가 정확히 반영된 것이라 흥미롭다.

김순옥 작가의 세계관에서는 점 하나를 찍고 다른 사람인척 행세해도ㅡ비록 그 과정에서 다른 노력이 있었다 하더라도ㅡ 모든 사람이 속아넘어가는게 어색하지 않다. 확실히 사망한 것으로 처리됐던 사람이 살아 돌아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세상이다.

때문에 오윤희가 실상 트렌스젠더였다 하더라도 '펜트하우스' 시청자들은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전개냐"며 성질내지 않았을 터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며 오윤희를 트렌스젠더로 만드는데 동참했다. 급기야 김순옥 작가가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오윤희가 트렌스젠더인 설정으로 급격히 바꾸더라도 시청자들은 개의치 않을 터다.

대중은 김순옥 작가 드라마에서 말이 안되는 일이 벌어져도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그 정도 수준'임을 모두가 용인하고 넘어가주는 셈이다. 논리적이지도 않고 허술하고 개연성이 없어도 '김순옥 드라마니까' 혹은 '재미있으니까' 괜찮다는 반응.

이는 '막장 대모'라는 수식어 속에 거리낌없이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김순옥 작가에게 아주 좋은 무기이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다는 내려놓음이기도 하다. '밈'과 '조롱'의 경계에 선 김순옥 월드는 김순옥 스타일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SBS 제공, SBS '펜트하우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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