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거점 '폴란드'에 투자 확대..FCA, 2022년 피아트·알파로메오 전기차낸다

이탈리아·미국 합작 자동차 회사 FCA(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이 전동화 가속을 위한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시설과 글로벌 2차 배터리사들이 대거 위치한 폴란드에 있는 생산공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SUV 브랜드 지프 등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주력 차량이 전시돼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FCA그룹은 29일(현지 시각)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폴란드 남부 티히 공장에 구현할 전동화 프로젝트에 대한 새로운 투자전략을 발표했다. 그룹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2022년 하반기부터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 양산에 돌입한다. FCA그룹은 지프와 피아트, 알파로메오의 전동화 모델 양산이 티히 공장에서 시작될 것이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2억400만달러(약 223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2500명이 근무하고 있는 티히 공장은 FCA그룹의 주요 생산거점 중 하나로, 피아트 500과 란치아 입실론을 생산하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 보도에 따르면 FCA그룹은 기존 26만대 수준인 티히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4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현대화, 확장공사를 착수한 상태다.

특히 티히 공장이 위치한 폴란드는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거점으로 삼고 있는 곳이다. 폴란드에는 세계 배터리 점유율 최상위권인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의 생산공장이 자리하고 있고, 캡캠과 화롱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코트라의 발표에 따르면 유럽 전체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 중 폴란드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2016년 10%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는 40%에 육박했다.

배터리업체들과 함께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공장도 폴란드에 대거 위치하고 있다. FCA그룹 외에도 폴크스바겐, 볼보, 오펠, 상용차업체 만 등이 폴란드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다. 올해 초에는 다임러 그룹이 폴란드 야보르지역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양산에 돌입했다.

폴란드는 서유럽에 비해 저렴한 제조업 임금과 자동차 관련 숙련된 노동력으로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폴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에 따라 현금 지원과 조세감면 혜택도 주어진다. 폴란드 경제특구에 투자·진출한 기업의 경우 지역에 따라 투자금액의 약 25~50%에 해당하는 법인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한 폴란드는 유럽 및 역외수출을 위한 원활한 물류 소통에도 이점이 있다. 또 폴란드 남서부는 자동차 산업 강국인 독일과 인접해 전통적으로 자동차부품 생산업체가 밀집한 유럽의 자동차 생산벨트 지역이다. 이런 이점과 배터리사들의 투자를 통해 폴란드의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망은 블룸버그NEF의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망 순위'에서 전 세계 1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날 야로슬라프 고빈 폴란드 부총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FCA의 대규모 투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폴란드 시장의 신뢰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FCA그룹의 투자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추가 투자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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