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보다 우려 담은 경제단체장들 신년사.."규제혁신, 기업환경 개선돼야"
"기업은 멈추면 죽는다"..기업부담 입법 우려·호소 쏟아져
[서울경제]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2021년을 맞는 신년사에서 올해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이 대거 입법된 것에 일제히 우려를 표하며 내년엔 규제 혁신 등으로 기업경영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해를 맞아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겨야 할 경제단체장들의 신년사가 미래에 대한 우려와 대정부 호소로 채워졌다.
박용만 회장은 “경제·사회가 성숙하기 위해선 법으로 규제하고 강제하기보다 자율적인 규범이 작동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무리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자율 규범이 형성될 수 있도록 조언과 격려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산업 안전과 집단소송제 관련한 법안과 정책 논의가 활발한데, 경제계와 소통하면서 수용 가능한 대안과 실천 가능한 해법을 모색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 국회를 통과한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에 대해 보완 입법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집단소송 도입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추가적 규제 입법도 산업 영향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내년은 생사기로에 서는 한 해가 될 수 있다”면서 “국민과 기업, 정부가 삼위일체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회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산업구조를 혁신하지 않으면 잃어버린 10년, 20년을 맞이할지 모른다”면서 “정부는 기업에 족쇄를 채우는 규제는 거두고, 더 많은 기업인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신년사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추진하고 있는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 회장은 “귀책 사유와 발생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데도 기업을 처벌한다면 그릇된 정치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중대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 경제 파괴자로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그러면서 “기업은 멈추면 죽는다.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은 권력도, 정치도, 언론도, 그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모두의 것이며 그 어떤 오기와 독선, 몰지각도 이것을 넘을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경제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은 “코로나19 위기에도 우리는 4년 연속 수출 5,000억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위 수출 강국 위상을 지켜냈다”면서 “우리 무역이 코로나 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하고 수출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다자간 협력이 중시되고 디지털, 환경, 노동 이슈가 부각되는 등 기존 통상질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른 무역 현장의 애로를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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