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올해의 사진〉 쓰레기의 '귀환'

사진 조남진·글 이문재 2020. 12. 30. 11: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산업문명은 포장 문명이다.

집에서, 일터에서, 길 위에서, 지구 곳곳에서 천연자원이 쓰레기로 바뀐다.

우리는 '쓰레기를 배출하는 인간'이다.

문제는 쓰레기가 움직인다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사IN 조남진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플라스틱 재활용보다 새로 만드는 비용이 더 싼 상황이 벌어졌다. 경기도 수원시 자원순환센터에 압축된 폐플라스틱이 쌓여 있다.

산업문명은 포장 문명이다. 대중소비사회는 포장을 벗기는 사회다. 집을 보라. 누군가 ‘짐 보관소’라고 했는데, 틀렸다. 집은 포장지를 벗기는 장소다. 상품이 폐품으로 바뀌는 유턴 지점이다. 집에서, 일터에서, 길 위에서, 지구 곳곳에서 천연자원이 쓰레기로 바뀐다.

우리는 호모사피엔스가 아니다. 우리는 ‘쓰레기를 배출하는 인간’이다. 문제는 쓰레기가 움직인다는 것이다. 우리가 ‘순환하는 질서’를 무시하고 지구를 끊임없이 수탈하는 동안, 쓰레기가 ‘순환’하기 시작했다. 회귀하기 시작했다. 미세먼지, 미세 플라스틱, 중금속, 방사성물질, 신종 바이러스…. 우리가 버린 것이 고스란히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

드라마 〈체르노빌〉에 나오는 대사처럼 “끝이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끝이 끝나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쓰레기부터 치워야 한다. 쓰레기를 순환 경제와 생태 민주주의 안으로 초대하는 것이 인류세의 지속을 위한 ‘최초이자 최후의 시작’일 것이다.

사진 조남진·글 이문재(시인·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editor@sisain.co.kr

싱싱한 뉴스 생생한 분석 시사IN (www.sisain.co.kr) - [ 시사IN 구독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