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유격수 김하성이 떠났다, 김경문 감독은 '오지환 카드'를 어찌할까

장민석 기자 2020. 12. 2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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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가면서 대표팀 주전 유격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오지환도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 김지호 기자

명실상부한 KBO리그 현역 최고 유격수 김하성(키움)이 메이저리그로 간다. MLB닷컴은 29일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디애슬레틱과 MLB네트워크 등 미국 현지 취재진도 앞다퉈 김하성의 샌디에이고행 소식을 전했다.

김하성이 내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 2021년 7월 23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에선 볼 수 없다. 지난 2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40인 로스터에 들어가 있는 선수라도 26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는 마이너리거라면 올림픽 대표팀 차출이 가능하도록 합의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당장 2021시즌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빌 가능성이 커 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하성은 최근 3년간 KBO리그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가져갈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였다. 김하성이 빠진다면 김경문 대표팀 감독도 도쿄올림픽에 나설 주전 유격수를 놓고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2020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김하성 다음 유격수는 LG 오지환이다. 스탯티즈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보면 유격수 부문에선 김하성이 7.26으로 1위, 오지환이 5.63으로 2위다. 3위는 롯데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4.54). 4위가 NC의 노진혁(3.20)이다. wRC+(조정 득점 생산력)을 따지면 김하성이 147.4, 오지환이 119.9, 노진혁이 113.4였다.

오지환은 올 시즌 매서운 방망이를 뽐냈다. 2009년 LG 입단 이후 처음으로 시즌 타율 3할을 기록했고, 10홈런에 71타점을 쳤다. 도루도 20개였다. 올해만 보면 김하성에 이은 ‘넘버 투’ 유격수였다.

문제는 오지환이 대표팀에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2016년 경찰청 야구단에 지원했다가 문신 때문에 탈락한 그는 2017시즌이 끝나고 경찰청이나 상무에 지원할 마지막 기회를 가졌지만, 아시안게임 대표 승선을 노리며 입대를 미뤘다. 오지환은 다소 애매한 성적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표팀에 뽑혔고, 대회 기간 백업 선수로 나와 2타수 1안타에 그쳤다.

많은 야구 팬들은 오지환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자 ‘군 복무 기회를 외면했다’ ‘대표 선수가 되기에는 기량이 모자랐다’며 반발했다. 이 논란은 결국 국정감사까지 이어졌고, 증인으로 출석했던 선동열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스스로 놓았다.

선 감독에 이어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김경문 감독은 2019 프리미어12 당시 오지환을 뽑지 않았다. 오지환은 2019시즌에 KBO리그 유격수 중 WAR이 김하성(6.50)에 이어 2위(4.73)였다.

김 감독은 오지환을 선발하지 않는 대신 김하성의 백업을 그해 2루수로 전향한 김상수와 3루수가 주포지션인 허경민에게 맡겼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아시안게임 때 논란을 겪은 경험이 있어서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은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혁은 올 시즌 20홈런을 치는 등 맹활약하면서 도쿄올림픽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높였다. / 뉴시스

김경문 감독이 프리미어12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올림픽에서도 오지환을 뽑지 않는다면 누가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나설까. 노진혁(NC)이나 김혜성(키움)에게 그 자리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노진혁은 2020시즌 20홈런 82타점으로 활약하며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올라섰다. 실책은 8개로 수비율(0.983)에선 100경기 이상 출장한 유격수 중 마차도(0.984) 다음으로 좋았다.

키움 김혜성은 동료 김하성의 존재 때문에 올 시즌 2루수와 유격수, 좌익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수비력에선 손색이 없다. 올해 타율 0.285, 61타점으로 타격에서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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