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영광도 잠시..코로나로 썰렁했던 영화관 [2020영화]

홍진수 기자 2020. 12. 2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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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3월 관객석이 텅 빈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예방’ 공익광고가 상영되고 있다. 김창길 기자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인한 환희는 오래가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영화계에는 때아닌 한파가 몰아쳤고, 겨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시작은 좋았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쓸었다. 지난 2월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받은 것은 델버트 맨 감독의 <마티>(1955)와 함께 ‘유이’했다. 한국 영화계의 경사이자 새 역사였다.

그러나 곧 코로나19가 영화계를 강타했다. 1월 1684만명이었던 극장 관객 수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 737만명으로 ‘반토막’ 났고 4월에는 97만명으로 떨어졌다. 올해 1~11월 관객수는 583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억421만명)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이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11월 말 시작된 ‘3차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수도권에서는 오후 9시 이후 극장 영업을 할 수 없는 거리 두기 2.5단계를 도입 중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개봉한 ‘블록버스터’는 <원더우먼 1984>뿐이다.

극장이 최악의 경영난을 겪는 동안 그 ‘대체재’인 온라인스트리밍(OTT) 서비스는 약진했다. 아예 극장 개봉을 건너뛰고 OTT에 바로 공개하는 영화들도 나타났다. 2월 말 개봉 예정이었던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선택할 때만 해도 ‘논란’과 ‘파문’이 일었지만 이후에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졌다. 박신혜·전종서 주연의 스릴러 영화 <콜>과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차인표>에 이어 올해 최대 기대작 중 하나였던 우주 SF <승리호>마저 극장 개봉을 몇차례 연기한 끝에 넷플릭스행을 결정했다.

그래도 영화인들은 계속 영화를 만들었고,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올해의 독립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은 홍콩 아시안영화제,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 낭트 3대륙영화제 등에서 손에 꼽기도 힘들 만큼 많은 트로피를 받았다. <69세>를 연출한 임선애 감독은 서울국제영화제에서 박남옥상을 수상했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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