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해도 집값 안 떨어질 것" "소설 쓰시네" "테스형!" [2020년에 주목 받은 말·말·말]

2020. 12. 2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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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주요 이슈들은 갖가지 말을 낳는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추미애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 부동산 대란 등 2020년에 벌어진 일들도 마찬가지다. 상황을 꿰뚫는 촌철살인의 말이 있었고, 시민을 분노하게 하고 허탈하게 만든 말들이 있었다. 힘들고 지친 시민들에게 건네는 위로도 있었다. 분야별로 주목받은 말들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정치

“공수처가 있었더라면
박근혜 국정농단 없었을 것”

(문 대통령, 12월15일 국무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의결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 그것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문재인 대통령, 1월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6월5일 남측 탈북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 비난 담화)

“그렇게 해도 (집값) 안 떨어질 것이다. 부동산이 뭐 이게 어제오늘 일인가”(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7월17일 MBC <100분토론> 종료 후 마이크가 켜진 상태에서 출연자와 얘기하다가)

“1주택이 고위공직자 인사의 뉴노멀”(청와대 핵심 관계자, 8월14일 차관급 내정자 9명이 모두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임을 강조하며)

“해마다 2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희생되십니다. 그런 불행을 이제는 막아야 합니다. 생명안전기본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그 시작입니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9월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11월5일 국회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치러지는 내년 보궐선거 비용이 838억원 사용되는 데 대한 답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직 대통령 이명박·박근혜씨 구속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진심을 담아 고개 숙입니다. 저희가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12월15일 전직 대통령 이명박·박근혜 사법처리에 대국민 사과를 하며)

■사회

성전환 수술로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전 하사가 지난 1월22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군 강제 전역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눈물을 흘리며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변희수 전 하사, 1월22일 기자회견에서 성전환 수술에 따른 여군 복무를 희망하며)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른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5월7일 대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정의기억연대를 비판하며)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7월13일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공식 발표한 입장문 중)

“소설을 쓰시네”(추미애 법무부 장관, 7월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의 아들 휴가 미복귀 문제 추궁 발언 시 혼잣말로)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8월30일 질병관리본부 정례 브리핑)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윤석열 검찰총장, 10월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낙태를 인정하라’ 있잖아요. 근데 그거를 거꾸로 생각하면 아기를 낳는 것을 인정해라 이렇게 하고 싶어요. 낙태뿐 아니라, 아기를 낳는 것도 인정했으면 좋겠어요.”(‘비혼 출산’한 방송인 사유리. 11월16일 KBS뉴스 인터뷰에서)

“n번방은_판결을_먹고_자랐다”

(지난 4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퍼진 해시태그, 디지털성착취 ‘n번방’ 사건이 불거진 이후 성범죄에 온정적인 수사기관과 법원 판결을 비판하며)

■경제·산업

“특출난 대책이 있으면
벌써 정부가 다 했겠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1월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이 추가 전세대책을 묻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6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5월6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병든 닭 몇 마리를 몰아내기 위해 투망을 던지면 그 안에 있는 닭 모두가 어렵지 않겠느냐”(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10월14일 더불어민주당 ‘공정경제 3법’ 태스크포스와의 간담회에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11월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전세난 해결을 위해 다세대주택보다 아파트를 공급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문화·스포츠

봉준호 영화감독이 2월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4관왕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 로이터연합뉴스

“자막의 장벽은 장벽도 아니다.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영화다”(봉준호 영화감독, 1월5일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하며)

“몇 년 전만 해도 박나래씨나 안영미씨(가 지금 추는 것) 같은 춤을 추면, 얼굴을 돌리거나 편집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젠 이상하지 않아요. 시대가 바뀌어 물을 만난 게 아니라, 그들이 시대를 바꾼 사람 아닐까요?”(김숙, 6월18일 방송된 KBS <다큐 인사이트> ‘개그우먼’ 중)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철인3종 선수 고 최숙현, 6월26일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좌절할 때마다, 나보다 더 크게 좌절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전북 현대 이동국, 10월28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지금 좌절을 겪고 있을 사람들에게 건넨 조언)

“보지 못하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제 여러분은 볼 수 있게 됐다”(미국 메이저리그 최초 여성 단장이 된 킴 응, 11월 마이애미 단장 취임식에서)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나훈아, 9월30일 KBS 추석 특집 비대면 콘서트에서 부른 ‘테스형’ 가사)

■국제

“억울한 누명을 벗는 것은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으니까”(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 1월30일 중국 언론과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써라”(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5월11일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감염에 대한 최상의 예방 수단이라며)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6월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욕 | AFP연합뉴스

“숨을 쉴 수 없다”(‘흑인’ 조지 플로이드, 5월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 무릎에 목이 8분46초 동안 눌려 사망하기 직전 마지막 절규)

“터널 끝에서 빛을 볼 수 있게 됐다”(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 11월9일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내가 부통령직을 수행하는 최초 여성이기는 하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자, 11월7일 대선 승리 연설에서)

“내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생일 선물을 앞당겨 받게 됐다”(마거릿 키넌, 12월8일 91세 생일을 앞두고 영국의 대학병원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1호 백신을 맞은 뒤)

“벌금을 내겠다고 발표할 수 있게 돼 기쁘다”(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시장, 12월15일 고위직 여성 비율이 60%를 넘겨 정부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미국이 돌아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11월10일 외국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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