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통' 불안한가요? 자연분만 할 수 있다는 '반가운 신호'

칼럼니스트 이하연 2020. 12. 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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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분만 사이, 이게 가장 궁금했어!] 가진통은 출산 연습하는 시간 

임신도 처음, 출산도 처음인 초산모들은 가진통에 다양한 오해를 한다. '싸르르'한 느낌이 가진통인지도 모르고, 괜히 "뭘 잘못 먹었나"라며 의심한다. 배가 딱딱해졌다가 풀리는 배 뭉침을 가진통 증상이라고 생각하는 일도 있다.

가진통은 그 유형이 다양하다. 평소 가진통을 못 느끼다가 바로 출산하는 일도 있고, 배 뭉침이 규칙적으로 있다가 진통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가진통만 있고 진진통이 좀처럼 오지 않는 일도 있다.

가진통이 오면 산모들은 불안하다. 그러나 가진통은 오히려 좋은 신호다. 왜 그럴까? ⓒ베이비뉴스

처음 가진통을 느낀 산모들은 바짝 긴장하기 마련이다. 마음속에 정해둔 출산날짜가 있거나 아직 출산이 멀었다고 생각했다면 더 당황한다. 하지만 가진통의 특성상 진통은 있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저녁이나 밤만 되면 진통이 있다가 아침만 되면 사라지기도 한다.

나는 첫째를 임신했을 때 가진통을 일주일정도 겪은 후에 출산했다. 가진통이 온다고 해서 당장 출산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가진통이 길다고 해서 이상하거나 잘못된 것도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담담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산모들은 가진통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산모 개개인이 겪는 가진통의 느낌이 다르고 실체가 없다 보니 '가진통은 이런 거다' 라는 사전적인 정의를 내릴 수가 없다. 오늘은 임신 막달 느닷없이 찾아오는 가진통에 대한 궁금증과 이와 관련된 증상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Q. 가진통이 길어지면 아기가 힘들어하나요?

가진통은 통상적으로 약한 수준으로 시작된다. 진통이 있으나 산모가 못 느끼는 경우도 있고, 2~3번의 호흡으로 금세 지나가기도 한다. 만약 밤마다 가진통을 하는 산모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이 가진통으로 산모가 잠을 설친다면 어떨까?

분명 아침이 돼서야 잠이 들고 늦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호흡을 참고 싶을 만큼 아프거나 얕은 호흡을 하게 될 정도의 강도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가진통을 오래 한다고 해서 아기가 힘들어할 일은 없다. 다만 산모의 컨디션이 안 좋아진다면 아기에게도 영향이 갈수는 있다. 

Q. 가진통을 오래 하면 아기가 태변을 볼 수 있다?

아기가 태변을 보는 경우는 산모가 호흡을 제대로 못 했거나 물리적인 힘을 가했을 경우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산모가 태반 호흡 중인 아기에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발생한다.

아기가 뱃속에서 태변을 보는 것은 꽉 조여있던 괄약근이 풀려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 정도라면 아기에게는 생명의 위험을 느낄 만큼 놀랐다는 표시가 아닐까? 그런데 가진통은 미약한 진통으로 아기가 산도를 통과하게 살짝 미는 정도로 오는 것이니 가진통으로 인해 태변을 볼 수 있다는 건 납득 하기 어렵다.

Q. 산후도 아닌데 왜 손가락 관절이 쑤실까?

임신 막달 37주나 38주 정도에 손가락 관절이 쑤시거나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잘 안 구부러진다는 산모들이 있다. 임신 막달은 출산을 앞두고 호르몬 변화가 큰 시기이며, 호르몬의 양도 증가한다. 

아기가 산도를 잘 통과하고 엄마가 출산을 잘하도록 뼈와 근육, 인대 등을 느슨하게 하는 릴렉신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 호르몬 때문에 산모들은 손가락 관절이 아픈 것 외에 골반통, 요통 등을 겪기도 한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말고 안심해도 된다. 몸이 출산 준비하느라 생겨나는 현상 중에 하나로 받아들이자.

Q. 가진통이 있으면 출산을 빨리할까? 

가진통이 오면 언제 진진통이 오고 출산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산모들이 많다. 하지만 초기 가진통은 몸이 진통을 연습하는 수준으로 오다가 멈추거나 미약한 상태로만 지속하기 때문에 진통이 어떻게 발전하고 지속할지는 알 수 없다. 가진통이 빨리 생긴다고 해서 출산일이 앞당겨지는 것도 반대로 가진통이 전혀 없다고 해서 출산이 늦춰지는 것도 아니다. 

Q. 가진통이 있으면 유도분만 하는 게 나을까?

얼마 전 가진통 때문에 유도분만 하고 싶다는 산모에게 연락이 왔다. 내일모레 유도분만 일정이 잡혔는데 본인이 잘한 결정인지 모르겠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가진통이 있다는 건 몸이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는 좋은 신호고 전반적인 조건이 자연분만 하기 좋았기에 자연진통을 기다려보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런데 산모의 입장은 달랐다. 가진통으로 밤에 잠을 못 잔지 1주일이 다 되어가고 진통이 언제 걸릴지도 알 수 없으니 이제 낳고 싶다고 했다. 나는 의사 선생님의 소견을 물어봤고 유도분만 성공확률도 높은 편인듯 했다. 나는 산모가 유도 분만에 성공할 수 있도록 응원해줬다. 

가진통에도 단계가 있다. 가진통 전조증상, 초기 가진통, 주기가 있는 가진통, 진진통 전 가진통으로 나눠볼 수 있다. 가진통을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산모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산모의 평소 생활습관과 출산에 대한 불안감 정도에 따라 다르다. 

출산에 대한 올바른 정보로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화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관리를 잘 한다면 가진통은 쉽게 흘려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자연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가진통은 반가운 신호이며, 본격적인 진진통 전에 출산을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시간임을 기억하자.

*칼럼니스트 이하연은 대한민국 출산문화와 인식을 바꾸고자 자연주의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출산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지아'에 다양한 출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많은 산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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