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은 주한미군, 기약 없는 한국군.. '3월 한미훈련' 어쩌나

정승임 2020. 12. 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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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이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시작하면서 '백신 디바이드(격차)'가 내년 3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개최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2만8,500여명의 주한미군 전원에게 백신을 투여하겠다는 미군과 달리, 우리 군은 언제 맞을 수 있을 지 기약조차 없다.

다만 우리 군의 백신 접종 시기를 기약할 수 없고 군내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지 않은 것이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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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29일 평택 캠프험프리스 내 브라이언.D 올굿 육군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주한미군은 이날부터 의료진 등 필수인력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모더나 접종을 시작했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주한미군이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시작하면서 ‘백신 디바이드(격차)’가 내년 3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개최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2만8,500여명의 주한미군 전원에게 백신을 투여하겠다는 미군과 달리, 우리 군은 언제 맞을 수 있을 지 기약조차 없다. 집단면역을 중시하는 미군이 우리와의 훈련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반대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우리 군이 먼저 훈련 연기를 요구할 수도 있다.

주한미군은 이날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브라이언 올굿 육군병원에서 야전병원 소속 의사 브라이언 코히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모더나 접종을 시작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백신을 맞았다. 미 국방부가 지난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1차 보급한 백신 물량은 약 1,000회분이다. 모더나 백신은 4주 간격으로 2차례 접종하기 때문에 1차 접종인원은 500명 안팎이다. 다만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초기 접종은 미 국방부 지침에 따라 의료진과 필수 인력 등에 국한되지만, 앞으로 모든 주한미군 구성원에게 접종할 추가 백신이 올 것”이라고 밝힌 만큼 접종 대상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29일 경기 오산공군기지에서 미군 장병들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반면 우리 군의 접종 시기는 불투명하다. 방역당국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의료진과 요양시설 입소자 등이 우선이어서 초기 접종자 100만명에 군인이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구나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모더나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직 허가를 받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모더나사 최고경영자와 통화해 2,000만명 분량의 백신을 공급 받기로 했지만, 내년 2분기에야 국내에 들어온다.

군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3월 연합훈련 일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백신 이슈’가 부상할 수 있다”며 “양국 군 간에 백신 격차가 있는 만큼 훈련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3월 한미 연합훈련(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으며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매년 3월과 8월 두 차례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CCPT)을 실시한다. 2018년까지 키리졸브와 을지프리덤가디언으로 불리던 훈련으로, 실내에서 수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다. 이에 올 3월 20-1차 연합지휘소훈련은 취소됐고 8월 20-2차 훈련도 대폭 축소돼,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2단계(총 3단계) 검증 훈련(FOC)을 마치지 못했다. ‘조속한 시일 내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하는 우리 군 입장에선 3월 연합훈련이 정상적으로 실시돼야 한다. 다만 우리 군의 백신 접종 시기를 기약할 수 없고 군내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지 않은 것이 고민거리다. 29일 군내 신규 확진자가 4명 추가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500명을 찍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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