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학교 건물 서울시에 기부채납 합니다"

김종일 기자 2020. 12. 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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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크리스 화이트사이드 덜위치 칼리지 인터내셔널(DCI) 최고운영책임자(COO)

(시사저널=김종일 기자)

크리스 화이트사이드 덜위치 칼리지 인터내셔널(DCI) 최고운영책임자(COO)ⓒ덜위치

"교육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고(故)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말이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 국민들이 대부분 동의할 말이다. 

문제는 항상 그렇지만 '형평성'과 '효율성' 사이에서 발생한다. 한국에서 이 문제가 가장 크게 발생하는 장소가 바로 외국인 학교다. 최근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자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오던 '덜위치칼리지 서울 영국학교(Dulwich College Seoul·덜위치)'가 특혜 임대료, 교비 횡령 의혹 등에 대한 부정 보도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관련한 보도가 있었고, 해당 보도에 대한 반론보도 게재도 있었다. 

시사저널은 덜위치 칼리지 인터내셔널(DCI)에서 아시아지역을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 화이트사이드(Chris Whiteside)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학교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물었다.

덜위치를 소개해 달라. 

"영국에서 1619년 설립된 유서 깊은 학교다. 작년이 개교 400주년이었다. 현재 한국 외 아시아 다른 지역인 중국, 싱가포르, 미얀마에도 캠퍼스가 있다. 한국에는 2010년 9월 문을 열었다. 덜위치는 서울시의 외국인학교 공모 절차를 통해 설립됐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외국인 자녀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통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촉진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인증을 획득한 세계적 수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영어권 우수 외국인 학교 3개교 유치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가 덜위치의 개교다."

교육과정이 어떻게 되나.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과정이 있다. 현재 40여 개 국적을 가진 3~18세 학생 690여 명이 재학 중이다. 미국과 호주, 영국, 캐나다 학생의 비중이 높다. 주로 서울에 근무하는 외국인 자녀가 입학한다. 해외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내국인 학생들도 있다. 끊임없이 발전하며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특혜와 횡령 논란 등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있었다. 

"하나씩 개별적으로 따져보고 싶다. 특혜 의혹은 학교가 서울시에 지불하는 학교 부지 임대료와 관련된 것이다. 이 임대료는 덜위치가 서울시의 어떤 재정적 지원도 없이 설립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후 학교 건물과 부지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서울시에 기부채납됐다. 횡령 논란과 관련해서는, 몇몇 언론 보도와 달리 외국인 이사들이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고 도피한 사실이 전무하다. 학교 당국의 모든 재정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매년 감사가 이뤄진다. 감독당국은 재무상태를 보고받고 있다. 실제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3일에 걸쳐 실시한 외국인학교 실태조사 점검에서도 덜위치와 관련한 교비 빼돌리기 같은 비리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 사소한 행정 관련 사항을 검토할 것을 권고 받았을 뿐이다. 또한, 외국인 이사들은 국내(한국)에 거주한 적이 없다. 따라서 특혜와 횡령 두 가지 모두 근거 없는 이슈다."   

검찰은 학교 초기 건축비의 대출금을 교비로 상환한 것이 횡령이라는 입장이다.

"2008년 9월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 내 외국인학교 설립 관련 사업 제안 지침(학교설립계획서 작성안내서)을 보면, 학교 시설 건축비를 먼저 금융기관 대출금으로 충당하고 이후 등록금 수입으로 상환하도록 자금계획구조가 짜여 있었다. 이런 대출 구조는 서울시 구상이었다. 외국인 이사들은 이런 구조를 서울시가 만든 것으로 알고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은행대출이 교육청 허가를 거치지 않고 허용된다는 점을 공문에 명시하기도 했다. 학교 설립 당시 이에 대해 국내 변호사가 법률 검토도 마쳤다."

지금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사전에 서울시교육청과 협의했다는 주장인가.

"그렇다. 덜위치는 학교 건물 건축을 위해 국내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대출금 전액을 학교 건축비로 사용했다. 이후 사전에 협의한 대로 학교 건물을 서울시에 기부채납 하는 것에 동의했다. 학교는 대출 조건에 따라 등록금 수입으로 대출을 상환했다. 정부 당국은 이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 아울러 덜위치의 부채 상환에 대한 모든 정보를 처음부터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오랫동안 단 한 건도 없었다. 잘못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었다. 그런데 검찰에서 2016년 기존 상황과 상반되는 법률적 입장을 표명하며 부채 상환을 등록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교비 횡령에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현재 한국인 이사들은 하급심 법원에서 관련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에 상고가 제기된 상태다."

덜위치칼리지 서울 영국학교(Dulwich College Seoul)의 내부 모습ⓒ덜위치

외국인 이사들도 같은 이사인데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나.

"덜위치 서울은 철저히 투트랙으로 설립됐다. 사업 초기 한국인 이사들이 인허가 문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학교 설립 과정과 정부 당국과의 협상을 주도했다. 아울러 국내 금융기관과 학교 시설자금 파이낸싱(금융 차입)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 국내 은행과의 대출 조건 협상도 한국인 이사들이 협상을 마무리했다. 외국인 이사들은 그간 덜위치가 쌓아올린 교육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사 운영 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 이런 배경에 대한 조명 없이 무분별하게 외국인 이사들의 명예가 훼손되고 부정확한 이야기가 확산되는 일이 있었다."

외국인 이사들만 빠져나가려는 인상이 있을 수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우선, 등록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한다는 계획이 서울시의 학교설립계획 지침에 따라 수립됐다. 즉 서울시가 구상한 정책에 의거한 계획이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의 허가 없이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 교육청 공문 내용과 그 당시 국내 변호사들의 적법성 확인도 위법행위를 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보여준다. 자세한 협의 내용과 관련해서 외국인 이사들은 당시 국내 설립을 주도했던 한국인 이사, 국내 변호사, 서울시, 서울시교육청을 신뢰했다. 외국인 이사들은 학교 설립과정이 완전히 적법하게 이뤄졌음을 믿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궁극적으로 덜위치 코리아는 국내에서 사업과 거주활동을 하는 외국인들의 생활 편의 증진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가 외국인 전문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세계적인 교육기관들과의 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믿으며,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늘어나는 국제 교육 수요를 채워갈 것을 기대한다.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다가 인터뷰에 나선 이유는.

"그간의 의혹을 바로 잡고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사실을 제대로 알리며 학생 교육에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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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2월 29일자 「특혜? 학교 건물 서울시에 기부채납 합니다」 관련 반론보도문

덜위치의 한국인 이사들은 "한국인 이사들은 명목상 법인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었을 뿐 덜위치의 설립 주체도 아니고 설립 과정을 주도한 사실이 없다. 오히려 업무의 주체인 덜위치의 외국인 임원들이 수사과정 또는 재판과정에서 국내로 재입국하지 않아 이들에 대한 수사 및 재판 절차가 중단되어 있는 상황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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