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악마'.. 죄책감 없이 성착취물 공유 [심층기획 - 아동 성폭행물 온상 '폰허브']
하루 방문자 넷플릭스·야후보다 많아
조회수 30억건.. 광고수익 긁어 모아
3년간 신고 아동 성착취물 고작 118건
불법 콘텐츠 책임 회피.. 차단 소홀
피해자들 극단적 선택 등 고통 겪어
최근 잇단 소송 등 법적 책임 화두로
카드사 결제 중단에 뒤늦은 자정작용
플랫폼 규제 등 국제적 협력 선행돼야

#2. 칼리(23)는 어렸을 때 중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됐다. 얼마 뒤 입양 가족은 그의 ‘몸’을 팔아넘겼다. 9살 때부터 그는 음란 동영상 촬영을 강요받았다. 칼리가 등장하는 성착취물은 결국 폰허브에 올라갔고,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칼리는 “그런 삶에서 벗어난 지 5년이나 지났는데도 나는 여전히 팔리고 있다”며 “내가 마흔 살에 여덟 아이의 엄마가 되더라도 사람들은 내 영상을 보면서 즐길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칼리는 “결국은 폰허브가 내 인신매매범”이라고 했다.
◆폰허브는 어쩌다 성착취물의 온상이 되었나



◆폭로, 그 후
폰허브는 NYT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성명을 통해 “폰허브는 아동 성착취물과 싸우는 데 헌신하고 있으며, 불법 동영상 근절을 위한 선도적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기사 내용이 무책임하고 명백히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거짓이었음은 폰허브가 스스로 증명했다. 기사가 나간 뒤 성착취·성폭력을 사실상 방치하는 폰허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지난 10일 세계 최대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마스터 등이 폰허브 결제에 자사 카드 사용을 영구 중단한다고 밝히자 폰허브는 인증되지 않은 이용자가 올린 동영상 삭제에 나섰다. 폰허브가 게시물 약 880만건을 삭제했는데도 아직 약 400만건이 남아 있으니, 전체 콘텐츠의 3분의2 이상이 검증되지 않은 이용자가 올린 동영상이었던 셈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에 얻게 된 분명한 교훈은 우리가 테크 기업의 행동을 바꾸고 싶다면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규제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라며 “(폰허브의 소유주인) 마인드긱(MindGeek)은 돈 펌프의 손잡이가 갑자기 없어지고 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폰허브는 이제 민형사상 책임을 점점 더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한 대학 탈의실에서 촬영된 몰래 카메라 영상 피해자 9명은 연방법원에 이 회사를 제소했다. 폰허브의 콘텐츠 파트너 ‘걸스 두 폰’(Girls Do Porn)의 피해 여성 40명도 최근 배심 재판과 각각 100만달러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걸스 두 폰은 의상 모델 모집 광고로 젊은 여성을 뽑은 뒤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했다. 해외에서 DVD로만 판매되며, 온라인에는 절대 올리지 않겠다는 말에 속은 일부 여성이 촬영에 응했다. 고소인들은 “마인드긱은 이르면 2009년 걸스 두 폰이 사기, 강요, 협박 등을 통해 성착취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걸스 두 폰 피해자 1명은 20세 때 사망했다. 법정에 서게 된 전 남자친구가 화가 나 그녀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이후 많은 것이 변했다. 미 의회에서는 성폭행 피해자가 피해 영상으로 이익을 얻는 플랫폼 업체를 더 쉽게 고소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 초당적으로 발의됐다. 마인드긱 본사가 있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들 플랫폼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프는 “문제는 포르노(모든 당사자 동의 하 촬영·배포되는 상업적 음란물)가 아니라 성폭행”이라며 “어린이 또는 동의하지 않는 누군가를 성적으로 공격하는 행위는 부도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불법 콘텐츠를 다루는 기업에 대한 규제·민형사상 책임·카드사의 제재가 이뤄지고, 이들 플랫폼이 규제가 덜한 나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국제협력이 결합되면 보다 나은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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