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1위-국민의힘 1위..지지율 이래도 웃지 못한다

박종진 기자 2020. 12. 2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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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28/뉴스1


야권에 고무적인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속내는 복잡하다.

문재인 대통령 부정평가가 취임 후 최고치를 연신 기록하고 국민의힘 지지도가 탄핵 사태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오차범위를 넘어 앞섰지만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여전히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상위권에 야당 소속 정치인을 찾을 수 없고 100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文 부정평가 최고치, 국민의힘 지지율 1위인데…김종인 "오차범위 밖이라고 즐거워하지 않을 것"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당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뭐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추세를 참고할 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 역시 "여론조사가 항상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오차범위 밖(1위)이라고 해서 그것에 즐거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신중한 태도와 별개로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흐름'은 어느 정도 분명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 참고)에서 문 대통령의 부정평가는 취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상승세고 민주당 지지도는 하락세다.

이날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8명 응답,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해 발표한 결과에서는 더욱 선명하게 나타났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36.7%에 그친 반면 부정평가는 59.7%였다. 취임 후 가장 높다. 부정평가는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부산·울산·경남(68.2%)과 서울(59.8%)에서 더 높았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33.8%로 30% 밑으로 내려앉은 민주당(29.3%)을 오차범위 밖으로 밀어냈다. 대통령 지지율과 마찬가지로 양당의 격차는 서울(5.5%포인트)과 부산·울산·경남(21.8%포인트)에서 더 컸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2.28/뉴스1

민심 움직이는데…국민의힘, 당면 숙제 '서울시장 단일화' 해결해야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반등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개각과 청와대 개편 등으로 '추미애-윤석열 사태'로 빚어진 혼란을 일단락 짓는다고 해도 코로나19(COVID-19) 방역 실패 논란, 백신 늑장 확보 우려, 부동산 대란 등은 당장 해결하기가 어렵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중심제에서 레임덕(집권 말기 지도력 공백현상)은 필연적인데다 부동산 문제가 사람을 바꾼다고 해결될 성질이 아니고 백신도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말대로 2월부터 접종을 시작한다고 해도 이미 맞기 시작한 다른 나라에 비해서 늦었다"며 "앞으로 (여권)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민심은 움직이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갈 길은 험난하다. 2022년 대선의 전초전으로서 여야가 모두 반드시 이겨야 하는 승부로 꼽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만 해도 변수가 적잖다.

여당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대선 후보급 주자를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야권은 단일화가 관건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주목도를 높이는 데는 성공하고 있지만 단일화를 하지 못하면 승리는 멀어진다.

단일화는 결국 단 1명의 후보를 제외한 모두의 양보가 전제돼야 하는데 단일화 방식을 놓고 진통과 갈등이 불가피하다. 100% 국민경선 논의가 나오지만 당원들의 의사 반영을 놓고 당내 주자는 물론 지지층의 불만도 커질 수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100% 국민경선이 예전 총선에서 했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건 아니다"면서도 "전적으로 공관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2.28/뉴스1

'윤석열 1위', 5위권내 국민의힘 소속 '0명'
'윤석열 1위 독주'가 달갑지도 않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조사(전국 18세 이상 남녀 2041명 응답,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윤 총장은 23.9%로 집계됐다.

18.2%로 공동 2위를 기록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4위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6.0%), 5위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0%)였다.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은 상위권에 없다. 현직 검찰총장이 사실상 야권주자로 자리 매김 돼 야당 정치인들이 다 묻혀 버리는 기현상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야당 대선주자들은 더 움직이고 국민의힘 지도부도 무대를 개방하고 자꾸 키워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설사 윤 총장이 정계진출을 선언하고 진짜 대권 주자로 나선다 해도 국민의힘으로서는 불확실성만 더 커지게 된다. 윤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는 보장이 없고 당밖에 있는 범야권 인사들과 함께 외부에서 이른바 '빅텐트' 등을 주창한다면 경우의 수가 복잡해진다.

"서울시장 선거 지나봐야 안다"…현재 선호도 조사 '별 의미 없다' 지적도
다만 현재 여론조사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아직 대선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이후부터 본격적인 윤곽이 드러난다는 얘기다.

신율 교수는 "윤 총장에 대한 지지는 비정치인이 문재인 정권에 맞서기 때문에 치솟는 것이다. 실제 정치를 시작하면 지지율은 조정, 즉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여론조사는 인기 투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기존 야권 주자들의 지지도가 낮은 것에 "아직 대선국면이 아니라서 그렇다"며 "문재인 정권을 싫어하는 민심이 지금은 윤 총장 지지로 투사돼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문 대통령 부정평가가 55%를 넘어서면서 정권교체 여론은 높아졌다고 봐야 하고 서울시장 선거 이후부터 야당 대권 주자에 주목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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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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