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드는데 계약직 회식 왜 데려가"..조달청 간부의 '갑질'
[앵커]
정부 기관인 조달청 내부에서 상사의 괴롭힘과 갑질을 견디다 못해 직원 4명이 이직을 하거나 퇴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달청이 내부 감사에 나서 간부 3명의 갑질을 공식 인정했는데, 인사혁신처에 요구한 이들의 징계 수위는 경징계였습니다.
이유민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해 조달청의 한 과장급 간부는 부서 저녁 회식을 가면서 한 직원을 지목하며 "돈이 드는데 왜 데리고 가느냐"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직원은 계약직 직원이었습니다.
회의 도중에는 여성 직원 앞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성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조달청 직원/음성변조 : "과장님이 여직원을 부를 때 '자기야'라고 호칭을 불렀고요. 회의 때 운동선수 트레이너와 (여직원 몸매를) 비교하면서…."]
이 간부뿐만이 아닙니다.
KBS가 확보한 조달청 내부 자료를 보면 밤늦게 부하 직원을 불러 맥주를 사오라고 시키는가 하면, 상사가 이야기하는데 웃었다는 이유로 질책하는 등의 다양한 직장내 괴롭힘 사례가 나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조달청 직원들이 이용하는 익명 게시판에는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희는 당신의 자식이 아니니 욕설을 하지 말라"라는 등의 글이 잇따랐습니다.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조달청 노동조합은 지난달 내부 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례가 60여 건이나 새로 파악됐습니다.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직장을 관두거나 옮긴 사람만 네 명이나 확인됐습니다.
조달청은 내부 감사를 벌여 과장급 간부 3명의 '갑질'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인사혁신처에 이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면서 갑질 수위는 경징계에 해당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인사혁신처는 이들의 최종 징계수위를 논의 중입니다.
[박점규/직장갑질119 운영위원 : "(공무원은) 일반 국민보다 갑질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아야 하는 거거든요. 기관장에게 강력한 페널티를 줄 수 있는 정부 조치가 필요하다…."]
징계에 넘겨진 3명은 모두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응답을 거부했습니다.
조달청은 갑질 의혹이 제기된 직원들과 피해 직원을 분리 조치했고, 조직문화 혁신을 통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 유용규/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이희문
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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