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전망] 코로나19 종식 안됐는데..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은 열릴까

장현구 2020. 12. 2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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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일본 정부 정상 개최 의지에도 일본 유권자 63%는 취소·추가 연기 원해
4월 아시아 비치대회·5월 실내 무도대회가 도쿄올림픽 개최 가늠할 시금석 될 듯
도쿄 레인보우 브리지를 배경으로 설치된 오륜 형상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된 도쿄하계올림픽은 내년에 과연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까.

지구촌을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누구도 확실하게 답할 수 없는 문제다.

올해 7월 24일 열기로 한 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무섭게 확산하던 3월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의 합의로 전격 연기됐다.

전쟁으로 5번 취소된 올림픽이 연기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짝수 해에 열리던 하계올림픽은 최초로 홀 수 해에 치러진다.

새롭게 잡힌 도쿄올림픽 대회 개막일은 2021년 7월 23일이다. 새해 1월 4일은 개막 200일을 앞둔 날이다.

도쿄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이 열리는 신국립경기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한 번 연기된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제때 열릴 것이라고 장담하는 이는 없다.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엄중해서다.

북반구에 겨울이 닥치면서 코로나19 감염자는 급증하고 있다.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여러 나라가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접종이 전 세계에서 보다 폭넓게 이뤄지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공개 접종받는 바이든 (뉴어크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어크의 지역병원 크리스티아나 케어에서 화이자-바이오앤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공개적으로 접종받고 있다. leekm@yna.co.kr

IOC는 이달 초순 화상으로 회의를 열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안전한 대회 준비를 확신하고 내년 올림픽 개최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일본 정부도 내년 3월 25일 시작하는 성화 봉송 일정을 확정하고 대회 정상 개최에 전력을 쏟을 참이다.

그러나 일본 내 여론은 올림픽 개최에 호의적이지 않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이달 11∼13일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해 15일 발표한 여론 조사를 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와 관련해 응답자의 32%가 취소해야 한다고 답했고, 31%는 추가로 연기해야 한다고 택했다.

응답자의 63%가 대회 개최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과 달리 정상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은 27%에 그쳤다.

올림픽 오륜 형상을 사이에 두고 마스크를 쓴 일본 남성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현재 일본의 상황과 맞물려 올림픽 기대감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NHK의 10월 조사와 비교해 취소 또는 연기해야 한다는 답변은 48%에서 15%포인트나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 대륙의 코로나19 상황이 내년 초반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훈련할 장소를 찾지 못한 선수들이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어 대회를 연기하라고 아우성을 치던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 또 연출될 수도 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도쿄조직위원회는 이달 중순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상대로 웹세미나를 개최해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계획 등을 공유했다.

2020년 12월 9일 현재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226일 남았음을 알린 카운트다운 시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선수촌 내 거리 두기 방침, 입촌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5일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시행, 종목 일정 5일 전 입촌해 종목 일정 종료 2일 후 퇴촌하는 식의 선수촌 체류 최소화 계획 등을 각국 NOC에 알렸다.

하지만, 방역 계획은 허점투성이였다.

가령 선수촌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선수들의 대중교통 탑승을 불허하겠다고 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선수촌으로 출퇴근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통제 대책은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종목별 특급 스타들의 무더기 결장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IOC나 도쿄조직위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이는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라는 올림픽의 명성에 흠집을 남기는 일이다.

모기를 매개로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염려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건너뛴 스타 선수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비치게임, 도쿄올림픽, 도쿄패럴림픽으로 이어지는 OCA 2021년 캘린더 [OCA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주관하는 종합대회가 내년 4∼5월에 열린다"며 "두 대회의 개최가 도쿄올림픽 장성 개최의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4월에는 중국 싼야에서 아시아 비치대회가, 5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 실내 무도 대회가 각각 벌어진다.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세계 예선전과 테스트이벤트 등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아직도 제대로 열리지 못하는 형편에서 코로나19를 뚫고 비치대회와 실내 무도 대회가 예정대로 열린다면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코로나19 때문에 두 대회가 취소된다면 도쿄올림픽의 운명은 더욱 어려운 지경에 몰린다.

IOC와 일본 정부는 올림픽 추가 연기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경우 취소만이 유일한 선택지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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