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안보현의 재발견 "12년간 짝사랑한 느낌"[인터뷰S]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2020년은 안보현(32)란 배우를 발견한 해다. 다부진 몸에 소년의 미소를 지닌 이 배우는 JTBC '이태원 클라쓰'의 금수저 악당 장근원으로 먼저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22일 막을 내린 MBC 월화극 '카이로스'(극본 이수현, 연출 박승우)로 올해를 마무리했다. 시청률만이 아쉬웠던 웰메이드 드라마 '카이로스' 속 그는 반전과 반전 속에 묵직한 존재감을 남겼다.
'카이로스'에서 안보현이 맡은 캐릭터는 흐트러짐 없는 정장 차림의 회사원 서도균. '이태원 클라스'에 이어 예능 '나 혼자 산다'까지, 핫한 그가 왜 이런 딱딱한 역을 맡았나 했던 초반의 생각은 곧 와장창 깨졌다. 충직한 직원인 줄 알았던 그는 상사의 아내와 불륜이었고, 냉혹한 악인인 줄 알았던 그는 어찌할 수 없는 사랑에 발목잡힌 순정남이었다. 팬들은 그 다 퍼주는 사랑이 안타까워 '도균'아닌 '호균'이라며 별명을 지어 불렀을 정도.
안보현은 그 비뚤어진 사랑에도 진정성을 담으려 했다며 "모든 것을 희생해도 그것이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마음을 연기하려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짝사랑을 12년간 한 느낌이었다"며 '카이로스'와의 작별을 다시 떠올렸다.
-‘카이로스’ 종영 소감이 궁금합니다.
"한 여름부터 가을을 지나 추운 겨울까지 6개월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 배우들, 스태프 모두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끝낼 수 있어서 감사했고
박승우 감독님의 첫 작품을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고 나니 왜 안보현이 '카이로스'를 선택했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이제 말할 수 있는, '카이로스'의 선택 이유는 뭐였나요.
"우선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죠. 그리고 저는 작품을 할 때 함께하는 분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박승우 감독님을 만나자마자 감독님과 꼭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카이로스' 서도균은 반전의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서진의 측근인 줄 알았는데 배신자였고, 악역인 줄 알았더니 순정남이었습니다. 지켜보는 재미만큼 연기하는 재미도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등장인물 모두에게 내면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기 때문에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 행동의 차이를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연기했습니다.
또 외적으로도 평범할 수도 있을 회사원이기 때문에 실제 도균의 의도나 숨겨진 부분을 표현하고 싶어서 안경을 착용했는데요. 실제로 제가 눈이 좋지 않아서 집에서는 안경을 쓰는데 안경 쓴 이미지가 좀 달라서 감독님께 안경을 써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드리고, 안경을 만지는 디테일을 만들었죠."
-아프고 지지할 수만은 없는 로맨스지만, 연기하는 마음은 또 달랐을 테죠. 어떻게 서도균의 사랑을 그리려 했나요.
"감독님께서 현채를 향한 마음에 진정성이 담겼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저도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도, 그게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도균의 마음. 현채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이 괜찮다 생각하는 도균을 연기하려고 했어요."
-사랑의 감정이 비중있게 다가옵니다, 로맨스 연기하신 소감은 어때요.
"로맨스라고 하기엔 달달한 장면들이 없어서 아쉽긴 해요. 로맨스보다는 짝사랑에 가깝지 않을까요? 짝사랑을 12년간 계속 한 느낌이에요."
-과거 회상신에서 커피를 두 개씩 사고 우산을 씌워주고 도망간 장면은 '카이로스'에서 거의 유일하게 풋풋한 장면이었습니다. 본인도 연기하는 마음이 달랐을 것 같아요.
"서도균에게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장면으로 인해서 도균이가 현실에서는 내연남이지만 현채를 향한 그 진심이 전달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진심을 담아 어린 마음의 풋풋함을 담아내려고 했어요. 또 몇 안 되는 도균이가 웃었던 장면이기 때문에 특별히 기억에 남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명장면이 있다면요.
"많은 분들에게도
가장 기억에 많이 남으셨을 것 같은데, 4회 엔딩 장면이 키스신이라 기억에 남아요. 현장에서 긴장을 하기도 했었는데, 남규리 씨가 리드를 잘 해 주셔서
좋은 장면이 나온 것 같아요. 아마 시청자분들에게 도균의 극중 첫 강렬한 반전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14회 현채를 병학으로부터 구하는 장면이요. 서도균이란 인물을 가장
잘 표현한 장면이 아닐까 싶어요. 도균에게는 모든 것이 현채로 시작해서 현채로 끝났으니까요.
-언급했다시피 현채와 불륜이 드러난 4화 키스엔딩은 '미쳤다'는 반응까지 나왔어요. 섹시한 분위기이기도 했고 노출도 있었는데 촬영때부터 공을 들였을 것같습니다.
"지금까지의 노출신 중에서 가장 부담이 커서 첫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운동도 꾸준히 하고 식단 조절을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리고 키스신의 경우는 따로 준비한 건 없어요. 다만 다른 씬 보다 현장에서 남규리 씨와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하고 진지하게 감정 몰입하며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더 있나요.
"샤워신을 찍기 위해 꽤 오랜 시간 열심히 준비를 했었는데, 막상 방송으로는 짧게 나가게 돼서
아쉬웠던게 제 나름대로 에피소드였던 것 같아요. 정말 열심히 준비했었거든요."
-‘이태원 클라쓰’ 장근원, ‘카이로스’ 서도균. 두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준비했던 부분과 연기하면서 어렵고 힘들었던 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장근원, 서도균이란 인물 자체가 되기 위해, 그 캐릭터로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도균이란 인물을 준비하면서는 제가 회사원 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회사에서 쓰는 말투나 행동 같은 것들을 현실감있고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서 많이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서도균이란 캐릭터에게, 안보현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솔직하게 말해도 될까요? '이 답답한 녀석아…. 앞뒤 꽉 막힌 자식아… 사랑은 돌아오는 거라는 말이 있다지만, 절대 그렇지 않고 이해는 한다만 격려보다는 충고를 해주고 싶다. 너를 위해 살길..'"

-'카이로스'는 시청률만이 아까운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어요.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들어 다시 정주행을 시작하는 팬들이 생겼습니다.
"저도 드라마가 끝나고 다시 정주행을 시작하려 해요. 한주를 보고 또 한주를 기다리는 것도 재미있긴 하지만, 한 번에 몰아서 보고 싶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카이로스’가 끝나고, 다시 한번 정주행을 추천드립니다."
-팬들의 댓글, 별명 등등 중에 기억나는 게 있다면요?
"'호균'이라는 단어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도균이를 호균이라고 할 정도로 질타 아닌 질타를 받게 된 것도 제 나름대로의 에피소드로 남아있어요. 정말 저 스스로도 너무 공감했고, 정말
시청자분들이 아이디어가 좋으시다고 생각했어요. 도균이의 찐사랑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저는 호균이라는 말이 좋더라고요."
-드라마와 별개로 '안보현'이란 배우도 핫해진 것 같아요. '이태원 클라쓰'에 이어 '카이로스', 그리고 '나 혼자 산다'가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달라진 온도 느끼시나요?
"제 스스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는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아요 계속 촬영장에만 있어서인지
인기를 따로 실감하거나 하지는 못했는데,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셔서 달라진 걸 느끼곤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드라마 속 안보현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 안보현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고 정말 좋았습니다. 또 ‘나 혼자 산다’ 출연
이후로 많은 분들이 실제 제모습을 더 좋아해 주셨고, 궁금해하기도 하셔서 제게는 감사한 프로그램이죠."
-예능 러브콜도 많이 올 것 같아요. 이번엔
연예대상 사회도 맡았죠. 예능 출연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MBC연예대상 MC는 상당히 부담감을 가지고 있어요. 제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2020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에 제가 자그마한 즐거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년에 방송했던 대본으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생방송이라는 점이 조금 걱정되긴
해요. 함께하시는 전현무, 장도연 선배님들을 믿고 잘 따라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출연하고 싶은 예능은 사람 안보현을 보여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좋을 것 같아요. ‘삼시세끼’ 같은? 제가 워낙 요리에도 관심이 많아서요."
-어떤 배우가 꿈이에요?
"아직은 미완성인 배우 안보현이라는 모래성을 단단하고 튼튼하게 다져 가고 싶어요.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 한발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배우 안보현, 인간 안보현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2021년 계획, 그리고 목표가 있다면?
"2020년 받은 사랑에 평생 잊을 수 없는, 감사한 마음으로 보낸 한 해였어요. 그 사랑에 보답하는 2021년이 될 수 있게 더 열심히, 초심 잃지 않고 성장해 가는
배우 안보현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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