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9' TOP3 래원 "'iii'가 신의 한 수 '무맥락 래퍼' 탈피 원했다"[EN:인터뷰①]

박수인 2020. 12.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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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탈락위기'에서 패자부활전을 거쳐 끝내는 '쇼미더머니9' 3등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이변이 속출하는 경연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이변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다름아닌 래원이었다.

래원은 12월 24일 서울 서초구 아웃리브 사옥에서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를 통해 Mnet '쇼미더머니9' TOP3에 안착한 소감을 밝혔다.

본선이 목표였던 래원은 "목숨이 세 개"란 말이 현실이 된 듯 몇 번의 탈락위기를 넘겼고 장난기에 가려져있던 진심어린 음악을 증명해보였다. 소위 '무맥락 래퍼'라는 프레임을 지우고 TOP3로 인정받게 된 건 실력이 뒷받침 된 간절함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본선만 가자' 했는데 점점 올라오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TOP8에서 5, 6, 7등 하는 것보다 3등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상상만 했던 자리,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왔던 자리인데 꿈꾸는 것 같고 영광스럽고 날아갈 것만 같아요. TOP3에 대한 가능성은 세미파이널에서 원슈타인 형을 이겼을 때 느꼈어요. '내가 이겼는데 뭘 못하겠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소에 저는 저를 많이 깎아 먹곤 하는데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도전해볼만 하겠구나' 싶었어요."

세미파이널에서 패한 원슈타인은 래원에게 "실력이 있어서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자기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다"고 오히려 응원의 말을 건넸다. 그 말을 들었던 당시 래원의 마음은 어땠을까.

"많이 고마웠어요. 원슈타인 형은 인기도 많았고 기대하는 참가자였고 갈수록 치고 올라왔었잖아요. '쇼미더머니' 전에도 음악도 많이 듣고 좋아하는 분이었는데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마웠어요. 존경하는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 느낌, 사람을 존중하고 되게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원슈타인을 이긴 경연곡 'iii'는 래원의 프레임을 제대로 벗겨낸 대표곡이 됐다. 장난으로 가볍게 음악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는 그 어떤 곡보다 주제의식이 강했던 'iii'로 증명해보였다. 자신의 색을 잃지 않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두 개의 자아'가 제대로 빛 보게 했다.

"'iii'가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프로듀서 형들을 100%, 200% 신뢰하면서 따랐는데 'iii'는 유일하게 제 의견을 낸 곡이에요. 코드 쿤스트, 팔로알토 형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면서 비트 선정도, 주제 선정도 제가 했어요. 원래 어떤 걸 먼저 제안하거나 의견을 말하는 성격이 아닌데 그때는 정말 간절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제 의도대로 해석도 잘 해주시고 알아주셔서 감사하더라고요."

간절함이 원동력이 된 셈. 음원미션부터 가사를 제대로 쓰기 시작했다는 래원은 쉽게 벗져지지 않는 프레임에 각성했고 이를 갈았다. 대중에 서운하고 억울했던 마음은 간절함이 돼 'iii'를 탄생시켰다.

"더 올라가려면 가사를 제대로 써야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어요. 음원미션 때부터는 내용있게 쓴 건데도 '또 아무말 했네' 하더라고요. 이걸 뒤집으려면 이 악물고 제대로 해야겠다 싶었어요. 매끄럽고 주제 의식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겠다고요. 1, 2%의 흠을 보여주면 그대로 정의 내려버리는구나 싶었어요. 본선 경연곡 '마스크 온'도 '뭐냐 이게' 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사실 서운하고 억울했어요. 그런 반응은 생각 못했거든요. 자극적인 이미지가 세구나, 탈피하는 게 어렵구나 생각해서 더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아요."

TOP3에 오르기까지는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 팔로알토 영향도 컸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코팔팀에 속하게 된 래원은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작업해보며 음악에 대한 피드백,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조언 등을 얻었다.

"형들과 같이 하고 나서부터 음악에 대한 욕심이 더 생겼어요. 조각으로 비유하면 저는 거친 모양 그대로 작품을 내거든요. 그런데 두 분(코드 쿤스트, 팔로알토)은 깎고 다듬어서 누가 봐도 매끈하고 깔끔하게 내놔요. 저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추리닝(트레이닝복)만 입다가 정장입은 느낌이었어요. 누군가와 같이 음악을 한 게 처음이라 제 음악에 대한 피드백을 한 번도 안 받아봤는데 피드백도,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원슈타인 형을 이기고 나서 반응이 많이 갈렸는데 (코팔) 형들도 그런 걸 인식하셨던 것 같더라고요. '허투루 온 거 아니고 잘해서 온 거니까 너만 믿고 해라. 증명하면 사람들 인식도 다 바뀐다. 그 위치에서 보여주면 된다. 성장할 땐 성장통이 있는 법이니까. 칭찬으로 바뀌어서 돌아올 거다'는 말들을 해줬는데 너무 감동이었어요."

꿈의 결과를 안겨준 시청자,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래원은 "갑작스러운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주변에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분이 있는데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으면 '네가 원빈이야? 유재석이야?' 한다. 그러면 '내가 뭔데' 하면서 편해진다"며 "슈퍼스타들은 얼마나 힘들겠나. 전 쥐꼬리만큼도 안 되는 거다. 발 들인 거에 행복을 느끼면서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 부담스럽다. 오히려 감사한 일이다"고 답했다.

"누군가는 저를 끝까지 응원했어요. 제가 무엇을 어떻게 하든. 래원의 팬이었던 그 분들 너무 고마워요. 그 사람들이 있어서 계속하는 것 같아요. 또 제 색깔을 잃을까봐 걱정해준 분들도 있어요. '하고 싶은 거 했으면 좋겠는데 어찌할 바 모를 것 같다'는 걸 알아줘서 고맙고 혼란스러웠다는 걸 알아줘서 고마워요. 투표해준 모든 분들도요. 문자투표로 많이 좌지우지 됐거든요. 알고 보니까 친척들의 지인들도 (투표) 다 해주시고, 외할머니가 학교 관리하는 일을 하시는데 그 학교 학생들도 해주고, 집사님인 큰 이모 교회 분들도 많이 해줬더라고요. 저를 3등 만들어주신 분들이에요. 고맙다는 말로밖에 표현이 안 돼서 미안하고요. 팬 분들을 위해서 제 자신을 믿고 음악하면 될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Mnet, 아웃리브 제공)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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