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21배 뛴 전화요금에 망연자실.."변동 알렸다" vs "광고만큼 알렸나?"
[앵커]
한 달에 몇만 원꼴이던 통신요금이 갑자기 스무 배 넘게 많이 나왔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나도 모르는 사이 요금 책정 방식이 바뀌었던 건데, 통신사 측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알렸다는 입장입니다.
당사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고, 시청자 여러분께서 판단해보시죠.
김민성 기자입니다.
[기자]
20년 전, 딸을 이역만리 영국으로 보낸 80대 여성 A 씨.
보고 싶은 딸 내외, 손주와 통화하기 위해 지난 2009년 KT 인터넷전화에 가입해 10년 넘게 쓰고 있었습니다.
[80대 여성 A 씨 / KT 인터넷전화 이용자 : 얘들이 어떻게 학교 잘 다니고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해서 가끔 전화했습니다. 요즘은 주로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9월과 10월 두 달간 딸과 약 5시간 55분 통화하고 국제전화 요금 총 만7천9백50원을 냈던 A 씨.
그런데 지난달엔 5시간 27분 통화에 국제전화 요금만 38만5천 원이 찍힌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통화시간은 30분 정도 적은데 요금은 무려 21배 많이 나온 겁니다.
[강석진 / 안양시 비산동(A 씨 아들) : 요금이 갑자기 만원, 2만 원 나오던 게 (기본료·부가가치세 포함) 42만8천 원 나온 거에요. 이게 잘못 나온 줄 알았어요.]
지난달부터 KT가 인터넷전화의 국제전화 통화 요율, 쉽게 말해 요금 산정 방식을 바꿨는데, A 씨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겁니다.
뒤늦은 항의에 고객센터는 9월부터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시했고, 우편으로 보낸 요금 고지서에도 적었다고 안내했습니다.
[KT 고객센터 상담원 / 12월 22일 :KT 입장에서는 공지 후에 시행한 내용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통화된 금액에 대한 통화료는 부과되는 게 맞습니다.]
10월에는 A 씨의 인터넷전화 번호로 두 차례 문자메시지도 보내 '회사로선 할 만큼 했다'는 주장인데, 결과적으로 이용자에게 이를 인지시키지는 못했습니다.
[강석진 / 안양시 비산동(A 씨 아들) : 여기(고지서) 보면 깨알 같아요 이게. 이 작은 문구(글자)로 쓰는 게 효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중요도가 높으면 맨 위에 있어야 하는데 맨 밑에다 한 줄 해놓고….]
요금이 더 오르는지 내리는지를 안내문에 더욱 쉽고 명확하게 표현했어야 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강석진 / 안양시 비산동(A 씨 아들) : 광고할 때는 굉장히 거창하게 해요. 홈페이지 들어가도 무슨 이벤트 하면 팝업 창 이만한 거 띄우고, 그래서 사람들이 굉장히 주목하게 하는데, 정작 소비자가 필요하고 소비자가 불리한 조건에 대해서는….]
KT가 현행법이나 이용약관을 어겼다고 볼 만한 뚜렷한 정황은 없어 보입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약정 기간 사업자가 서비스 조건을 변경할 경우, 이용자에게 이를 미리 알리지 않는 걸 금지하고 있을 뿐, 설명 방식이나 고지 형식까지 정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기업이 이용자의 알 권리를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지적은 있습니다.
[박민정 / (사)전북소비자정보센터 부장 : 소비자 정보 취약계층인 노인세대, 어르신 세대에는 더 큰 문제가 발생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보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차원에서 적극적인 정보 제공이 무엇보다 필요하리라 보여집니다.]
KT는 고지된 요금을 상당 부분 감면해주겠다고 했지만, A 씨는 이를 거부했고 인터넷전화 계약도 해지했습니다.
YTN 김민성[kimms07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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