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오지마세요" 디럭스 객실 1박에 1000만원 책정된 이유

유승목 기자 2020. 12.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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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럭셔리 포토존 꾸미며 박차 가한 연말 마케팅, 객실 50% 제한에 무용지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로비라운지에 설치된 4.7m 규모의 대형 크리스털 링 트리. /사진=파르나스호텔
코로나19(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연말연시 방역강화 특별대책'으로 크리스마스·연말 특수를 노렸던 특급호텔들의 표정에 아쉬움이 드러난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객실 예약 50% 제한으로 호텔을 찾는 발걸음이 뚝 끊기게 되면서 연말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만든 대형 트리 등 크리스마스 장식도 빛이 바랬다. 고객을 모시기 위해 호텔을 한껏 꾸며놓고, 오지 말아달라고 공지하고 추가 예약을 막기 위해 1박에 1000만원 등 상식밖의 가격을 객실 예약 사이트에 올려놓는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
올해도 화려한 호텔 포토존은 여전
JW 메리어트 서울이 호텔을 로즈골드를 콘셉트로 성탄절 장식을 꾸몄다. /사진=jw 메리어트 서울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들이 이달 초부터 호텔 내 크리스마스 장식을 앞다퉈 선보였다. 크리스마스에서 연말로 이어지는 12월이 투숙부터 뷔페·레스토랑 식음이나 각종 연회 수요까지 특급호텔에 있어 가장 중요한 대목 시즌이기 때문이다. 비록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연말 특수를 기대할 순 없지만, 크리스마스 인테리어가 보이지 않는 자존심 싸움이란 점에서 호텔마다 심혈을 기울인 장식을 내놨다.

지난 1일 재개관한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로비라운지 한 가운데에 4.7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반짝이는 크리스털 링으로 꾸몄다. 또 기업이나 개인이 지역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해 기부한 후원금으로 조성한 호텔 시그니처 아이베어 160개로 만든 '희망의 크리스마스 트리'도 포토존이 되고 있다.

하얏트 그룹의 안다즈 서울 강남은 붉은색을 테마로 호텔을 꾸몄다. /사진=안다즈

JW 메리어트 서울도 강남을 대표하는 최고급 호텔답게 로즈골드 색상을 활용해 호텔 리셉션 로비부터 레스토랑, 연회 공간을 화려하게 꾸몄다. 하얏트 체인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호텔 안다즈 서울 강남은 붉은색을 메인 콘셉트로 새해에는 힘찬 에너지를 얻는다는 의미로 호텔 곳곳을 꾸몄다. 아난티 힐튼 부산도 가족단위 연말 투숙객을 위한 진저브레드 하우스를 쌓아 올린 독특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였다.

이처럼 주요 호텔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호텔 전역을 공 들여 꾸미는 데에는 겨울 시즌 기대감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해당 호텔에서만 보고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인생샷 명소인 만큼, 투숙 뿐 아니라 식사나 차를 마시기 위해 호텔 방문을 계획하는 고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호텔들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앞세워 연말 투숙 패키지 등을 내놓으며 다소나마 매출회복을 노리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앞두고 날벼락 "오지 말아주세요"
지난 24일 오전 JW메리어트 서울 동대문의 객실 가격을 검색한 결과. 연휴 1박(26일 체크인) 디럭스 트윈 객실의 가격이 600만원을 호가한다. /사진=메리어트 공식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고객 맞이 담금질에 들어가던 지난 22일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정부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키로 한 데 이어 23일에는 숙박시설 예약 50% 제한을 골자로 한 방역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통상 연말 시즌에 호텔 뷔페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가족단위 고객들의 예약수요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식음시설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뷔페·레스토랑 좌석 수를 기존 60~70% 수준으로 줄이고 저녁 뷔페는 2부제를 없애고 1부만 운영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객실 예약 50% 제한에 대한 당혹감이 상당하다. 연휴를 이틀 앞두고 현재 객실예약률이 50%가 넘어가는 호텔들이 비상에 걸렸다. 마땅한 세부지침이 없어 어떤 기준으로 예약을 취소하고 50% 이내를 맞춰야 할 지 뚜렷한 해답이 없기 때문이다. 롯데호텔은 50%가 넘는 경우 가장 최근에 예약한 고객부터 투숙을 취소한다는 방침을 세우는 등 각 호텔마다 비상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파크하얏트 서울이 연말을 맞아 꾸민 크리스마스 마켓. /사진=파크하얏트

아예 추가적인 예약을 할 수 없도록 객실 가격을 상식 밖 수준으로 올리는 촌극까지 빚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공식 홈페이지에선 디럭스 트윈 객실 1박(26일 체크인) 가격이 600~1000만원에 나왔다. 1000만원은 국내 5성급 특급호텔에서도 최고 VIP를 위해 1~2개 정도만 마련해 둔 프레지덴셜 스위트의 가격과 비슷하다. 호텔 측은 예약을 받지 않기 위해 우선 가격을 변경한 것이며 향후 예약창을 막는 등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투숙율 50%를 채웠기 때문에 추가적인 예약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인 것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여행·비즈니스 수요가 모두 막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날릴 수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꾸미는 등 마케팅에 힘 쓰고 있었다"며 "정작 호텔 포토존을 꾸몄는데 올 사람은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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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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