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재가한 윤석열 징계, 법원이 중지시켰다
윤석열 "법치·상식 지키기 위해 최선" 오늘 출근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검찰총장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정직 2개월’의 중징계에 대해 법원이 24일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추미애 법무장관 제청을 받아 재가한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결정을 법원이 뒤집은 것이다. 윤 총장은 8일 만에 직무에 복귀해, 25일 대검으로 출근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홍순욱)는 이날 윤 총장 측이 추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며 “대통령이 신청인(윤석열 총장)에 대해 취한 2개월의 정직 처분은 본안 소송의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윤 총장 측이 제기한 징계 취소 본안 소송 판결이 내년 7월까지인 윤 총장 임기 안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윤 총장 임기를 사실상 모두 보장한 것이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주장한 윤 총장의 6가지 징계 사유 대부분이 소명이 부족하거나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히면서 “윤 총장의 본안 소송 승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치적 논란이 됐던 윤 총장의 ‘퇴임 후 봉사’ 발언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처분으로 인해 2개월 동안 검찰총장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은 검찰총장의 임기(내년 7월 24일)를 고려하면 견디기가 현저히 곤란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번 징계 처분 집행정지 결정은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추 장관이 제청해 문 대통령이 승인한 것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어서 사실상 법원이 대통령의 결정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법조계에서는 평가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부가 대통령 재가 사항을 정면으로 뒤집는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1년 넘게 이어진 정권의 ‘윤석열 찍어내기’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은 직무 복귀 이후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 권력 비리 수사를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법원 결정 이후 “사법부의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법원, “2개월 정직도 검찰총장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
서울행정법원이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것은 징계 소송에서 윤 총장 주장이 맞는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징계절차의 하자를 일부 인정했고 정치 중립 의무 위반 등 핵심 징계사유의 주요 내용에 대해선 소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 “정치중립 위반 인정되지 않아”
재판부는 윤 총장이 지난 10월 대검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찾아보겠다”는 발언으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징계 혐의에 대해 “해당 발언만으로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고 했다. 또한 “2020년 6월부터 윤 총장을 차기 대선주자 유력 후보로 삼아 진행된 여론 조사에 윤 총장에게 책임이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법무부 검사징계위가 이 부분을 들어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케 한다’ ‘주요 사건 수사의 정치적 이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추측에 불과해 비위 사실을 인정하는 근거로 적절치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윤 총장이 징계위원들에 대해 신청했던 기피 신청 기각 결정과 관련해 “기피 신청에 대한 의결 과정에 하자가 있는 점을 보태어 보면, 결국 신청인의 본안 청구 승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징계 처분으로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어느 정도 인정되는 점, 피신청인(법무부)이 주장하는 (정직 유지로 인한) 공공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를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는 징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함이 맞는다”고 했다. 기피 의결 의사정족수는 재적위원 과반수로 4명 이상이 출석해야 하는데 일부 표결에서는 3명만 참여해 기각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검찰총장의 법적 지위, 검찰총장 임기 등을 고려하면 2개월간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손해는 금전 보상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금전 보상으로는 참고 견디기 어려운 경우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했다.
법무부가 “윤 총장이 복귀하면 측근에 대한 수사 및 감찰 방해로 공공 복리에 반한다”고 한 데 대해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치적 중립 위반 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다른 사유는 추가 심리가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하면 본안청구 승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징계 처분 효력을 정지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른바 ‘판사 문건’의 작성에 대해서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문건이 재판부에 불리한 여론 구조를 형성해 재판부를 공격, 비방하거나 조롱해 우스갯거리로 만들 목적으로 작성됐다’는 법무부 주장에 대해선 “현재까지 제출한 자료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이는 ‘판사 문건 ‘제보자인 심재철 검찰국장이 징계위에 낸 진술서를 통해 주장한 내용인데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또 채널A 사건에 대한 감찰 방해 및 수사 방해라는 징계 사유에 대해선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본안 소송에서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법무부, 윤 총장에 ‘3전 3패’
행정법원이 이번에도 윤 총장 손을 들어줌으로써 직무정지에 이어 징계를 밀어붙인 법무부는 ‘3전 전패’를 당했다. 지난 1일 외부 인사로 구성된 법무부 감찰위는 “징계 과정의 절차적 적법성에 문제가 있어 징계 청구, 직무정지가 모두 부적법하다”고 판단했고, 같은 날 법원은 “직무정지 처분은 검찰의 독립성·중립성을 몰각시켰다”며 윤 총장 직무복귀를 결정했다. 한 법조인은 “거기에 법무부 징계위가 집행정지 인용을 피하기 위해 ‘2개월’이라는 애매한 기간 동안 정직 처분을 하는 ‘꼼수’를 부렸지만 이번에도 법원은 윤 총장 손을 들어줬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탈법·불법으로 얼룩진 징계를 강행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심재철 검찰국장 등에 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법조인은 “전 정권 적폐 수사 당시 ‘인사 보복’을 직권남용으로 처벌했던 전례에 비춰 이들의 행태는 당연히 형사적으로 문제될 수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빙속 괴물 스톨츠, 1000m 올림픽 신기록 세우고 金
- 덜 익은 스테이크를 두고 손님 왜 “I’m sorry”?
- 공무원이 늘어나면 식당 밥값이 올라간다… 46년 전 레이건의 경고
- “검사가 옷벗을 일”이라는 ‘공소기각’… 요즘 왜 많아졌을까
- [굿모닝 멤버십] 젠틀몬스터가 안경점 입구에 ‘거대 로봇’을 세운 이유
- 明心 천기누설 친명...합당 전쟁에서 상처뿐인 승리
- 안경 회사 젠틀몬스터가 왜 로봇 회사를 인수했을까?
- “철판 붙여 엔진 달면 유조선 되잖아”… ‘강철 긍정’ 정주영의 힘
- [단독] 靑 정무비서관에 김혜경 수행했던 與 정을호 내정
- 국힘 당권파·친한계 서로 ‘징계의 칼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