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영국보다 전파력·내성 강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가 주사를 맞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현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501Y.V2)가 영국 변이(VUI-202012/01)보다 전파력이 더 강하고, 백신에 대해서도 내성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남아공에서 변이 바이러스 조사를 이끌고 있는 리처드 레셀스 박사는 자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것(VUI-202012/01)보다 전파력이 더 강하고 백신에 대해서도 약간 더 저항력을 갖췄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레셀스 박사는 남아공 변이 역시 영국 변이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다른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레셀스 박사는 "영국 데이터와 우리 자료를 종합해 보면 남아공 변이가 사람 간 확산에 좀 더 효과적"이라며 "재감염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구실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질문에 답하기 위해 신중하고 체계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걸릴 것"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남아공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세포에 더 잘 결합하고 인체에 쉽게 침투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유전적으로 유사한 영국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70%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 변이는 현지 연구진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코로나19 감시를 통해 발견됐다. 당초 남아공 해안 지역에서만 보고돼 온 이 변이 바이러스는 현재 내륙을 넘어 영국까지 퍼진 상태다.

남아공은 지난 7~8월 정점(7월24일 1만3944명)을 찍은 후 일일 확진자가 1000명 이하로 떨어졌다가 이달 초부터 다시 급격히 늘고 있다. 대다수 확진자는 15~25세 사이 젊은층이다. 남아공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가 가파른 확산세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남아공 정부 자문위원장인 살림 압둘 카림 교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예비 조사 결과, 2차 확산을 지배하는 바이러스가 1차 확산 때보다 훨씬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을 무력화시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들이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

데이비드 로버트슨 글래스고대학교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탈출 변종을 만들어내 (백신을 맞아도 계속 감염되는) 독감과 비슷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다행히 우리가 갖고 있는 백신은 조정하기 매우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최고경영자(CEO)는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일 것"이라며 "만약 효과가 없더라도 6주 안에 백신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