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표창장 위조가 권력형 비리?" 비웃었지만..정반대 法판단
추미애 법사위 출석 "권력형 비리라니 어처구니 없다" 일축
재판부 권력형 비리 죄질 나쁜 입시 비리 인정
증인들의 정치적 목적성은 인정하지 않아
23일 선고 공판은 윤석열 검찰과 현 정부가 끊임없이 주고받던 치열한 공방전의 첫 결과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끌었다. 검찰이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을 기소하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라는 명분을 내세우자 여권은 "조국 전 장관이 주도하는 검찰개혁을 무산시키기 위한 검찰의 '조국 털기'"로 규정하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현 정부 관계자라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조 전 장관 수사의 의미를 축소하는데 절치부심했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 13일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자신의 SNS에 "여기에 이르기까지 곡절이라는 말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많은 분들의 고통과 희생이 뒤따랐다"며 조국 장관 사례를 언급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 비서관은 "조국 전 민정수석과 그 가족분들이 겪은 멸문지화(滅門之禍) 수준의 고통을 특별히 기록해 둔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에 대한 기소를 '희생'으로 표현하면서 현 수사의 부적절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결심까지 끝나 선고를 앞둔 사건을 현 정부의 민정비서관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어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입시와 관련된 '표창장 위조' 논란을 직접 언급하며 "그런 것을 권력형 비리라 하는 건 너무 어처구니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은 "제가 뭐라 말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재판 진행 경과를 언론 통해 보면, 권력형 비리가 아니다"며 "권력을 이용해 자녀의 학교 입학에 도움을 준 것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추 장관의 이런 발언이 있었던 5일은 정 교수에 대한 결심 공판이 진행된 날이었다.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해 징역 7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한 그 시각, 법무행정의 수장이 국회에서 수사의 실체를 부정하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이와 정반대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입시 비리 혐의와 관련해 검찰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면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민의 능력이 다른 지원자보다 뛰어나 보이게 할 목적으로 자신과 남편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인턴십 증명서를 발급받고 일부는 발급권자의 허락 없이 변조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은 본 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양대 총장, KIST 센터장, 동양대에 재직했던 직원들과 조교 등 입시비리 혐의에 관하여 진술한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 또는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허위진술을 하였다는 등의 주장을 함으로써,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법정에서 증언한 사람을 비난하는 계기를 제공하여 진실을 이야기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고 비판했다. 몇몇 인턴증명서 위조 과정에서는 조 전 장관과 공모 관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번 사건이 조 전 장관의 당시 사회적 지위를 이용했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모함이라는 조 전 장관측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 곳곳에서 '죄질이 나쁜', '중대한 범죄'라는 표현을 쓰며 정 교수의 혐의가 중대함을 거듭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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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중호 기자] gabob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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