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방역 위기 속 서울시장 권한대행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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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지하철에서는 5분이 멀다 하고 확진자 추가 발생을 알리는 휴대폰 안전안내문자가 울린다.
서울시 담당기자로서 당장의 화살 끝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향한다.
또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주어진 권한을 책임 있게 수행해낼 통찰과 역량, 균형감각'을 두루 갖춘 후보가 당선돼 서 권한대행과 직원들의 그간 노고를 치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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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지하철에서는 5분이 멀다 하고 확진자 추가 발생을 알리는 휴대폰 안전안내문자가 울린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동료는 첫술을 뜨기 전까지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옆 아파트에서 확진자가 나왔대” 알려주는 아내 목소리엔 불안감이 짙게 배어 있다. ‘누적 확진자 5만2550명, 사망자 739명’이라는 숫자 이상의 ‘위드 코로나’를 실감케 하는 요즘 일상이다.
선출직 단체장의 부재를 절감하는 요즘이다. 정부보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안했던 박원순 시장이었다면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선 지난 11일 이미 ‘거리두기 2.5단계+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코로나19 치료병상·의료진 강제동원령을 내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30년간 결재만 받아왔던 분인데, 그래도 지금은 ‘선방’하고 계시는 것 아닌가?” 경기도에서 ‘어공’으로 근무하고 있는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더니 ‘늘공’ 출신 권한대행의 처지를 이야기한다. 방역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적 파장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을 내리고 최종적으로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서 권한대행 입장을 생각해 보라는 조언이었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 과장급 직원은 “권한대행 별명이 ‘스텔스’”라며 “웬만한 사안 아니면 직접 나서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권한은 최대한 실국장들에게 일임하되 책임은 당신이 진다는 얘기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이견 조정에 따른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사업(까치온), 국토교통부와 함께 마련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대책,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그랬다고 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관료를 ‘분노도, 편견도 없이 직무를 처리(해야)하는 존재’로 규정한다. 대의를 향한 헌신과 열정은 정치인의 덕목이지 관료의 몫이 아니라는 얘기다. 서 권한대행은 반평생을 관료로 살아왔다. 졸지에 시장 권한대행을 떠안은 지 이제 갓 5개월반이다. 개인적으로 혼란과 좌절, 시행착오가 컸겠지만 큰 잡음이나 무리 없이 서울시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어찌 보면 이런 그에게 다른 시·도지사만큼의 정무적 판단과 강력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은 염치가 없을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서 권한대행이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코로나19 대응에 녹초가 된 5만5000명의 서울시 공무원들을 잘 다독이고 좀 더 힘을 낼 수 있는 명분을 줬으면 한다. 또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주어진 권한을 책임 있게 수행해낼 통찰과 역량, 균형감각’을 두루 갖춘 후보가 당선돼 서 권한대행과 직원들의 그간 노고를 치하했으면 좋겠다.
송민섭 사회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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