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붕어빵, 남편은 라이더.."얼마나, 어떻게 버틸까가 두려워요"
[앵커]
방역 조치가 강화될수록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집니다.
특히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 업계는 그야말로 고사 직전입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 더 힘겨운 시간, 생존 위기에 몰린 여행사 대리점 사장 부부를 이호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혼자서 여행사 대리점을 운영하던 조 모 씨는 붕어빵을 팝니다.
["어서 오세요. (3천 원어치요) 네."]
한입 크기의 작은 붕어빵은 하나에 200원, 지금 조 씨의 유일한 수입원입니다.
2월부터는 매출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조○○/여행사 대리점 사장 :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일이면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나와서 문 열고 계속, 하나의 희망은 계속 잡고 있었죠…. 통장에 돈이 없는 걸 보고 그때서부터 실감을 한 거죠."]
빈 사무실에서 옷 장사도 해봤지만 시원치 않자, 지난 10월부터는 가게 앞에 노점을 차렸습니다.
[조○○ : "밥 굶지 말라고 햇반(즉석밥) 같은 것도 한 박스 보내주시고, 힘내라면서 과일도 사다 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조 씨의 남편은 음식 배달을 합니다.
역시 다른 여행 업체 직원으로 20년 넘게 일했지만, 실직한 뒤 선택지는 많지 않았습니다.
[정○○/여행업체 직원 : "할 거라곤 몸으로 할 수 있는 것밖에 없더라고요. 여행사 직종은 아예 없기 때문에 지금 이 나이에 어디 들어가서 누가 뭐 받아주지도 않을뿐더러…"]
배달 오토바이를 탄 지 열 달,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정○○ : " 아침에 나오면서 '이게 내 일이다. 나는 지금 여행사 직원이 아니다..' 거기에 그냥…"]
안 힘든 곳이 있겠나 싶긴 하지만, 여행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적은 건 아쉽습니다.
혼자 또는 부부나 가족이 하는 소규모 영세업체들은, 고용유지 지원금 등 정부의 지원에서도 소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규선/동서울대학교 교수/관광학 박사 : "1~2인 사업자는 본인이 사장이고, 대표이사이기 때문에 그런 지원을 받기 어렵습니다. 여행업을 노는(즐기는) 사업으로 보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한 지원이 약한 것으로..."]
코로나로 얼어붙은 12월의 거리, 이듬해 봄이, 벌써 걱정입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버틸까'가 제일 두려워요. 두렵고 무섭고. 추운 겨울이라서 지금 붕어빵을 팔 수 있지만, 따뜻한 봄이면 또 못 팔잖아요."]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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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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