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잡으려던 '덫', 천연기념물까지 죽어간다

G1 최돈희 2020. 12. 2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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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지는 걸 막기 위해서 강원도 곳곳에 야생 멧돼지 포획 도구를 설치해놨는데요. 이 포획 틀에 산양 같은 천연기념물까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G1 최돈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217호 산양입니다.

최근 춘천의 한 야산에서 다리 한쪽이 스프링과 연결된 쇠줄에 묶인 채 발견됐습니다.

보호센터로 옮겼지만 살리지 못했습니다.

[신우진/강원도 야생동물구조센터 수의사 : 덫을 빼기 위해 물어뜯고 공격을 하는데 구조해서 오면 심하게 손상되고, 오염되고 이빨이 다 마모돼서….]

산양이 밟은 건 환경부가 설치한 '포획트랩'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경기와 강원권에 2천800여 개가 놓였습니다.

야생동물이 다니는 길목에 놓다 보니 멧돼지뿐 아니라 산양과 담비 등 보호종은 물론 민간에서 기르는 개까지 숱하게 걸리고 있습니다.

[유해조수구제단 관계자 : 야생 동물은 항상 난 길로 다녀요. 돼지가 가면 그 길에 고라니도 가고 노루도 가고, 담비도 가는데 (포획된걸) 전부 다 쉬쉬하고 있죠.]

말은 달라도 잡는 방식은 불법 수렵 도구인 올무와 똑같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위치추적 장치인 GPS가 달려있어서 즉시 대응할 수 있고 설치부터 사후 대응까지 야생생물관리협회에 위탁 관리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 저희가 그거(야생동물 피해) 같은 경우엔 계약을 할 때 문제가 생기면 협조해주기로 했어요. (협회에서 처리하기로요?) 민간 위탁기관인 (야생생물관리)협회에서 하기로….]

최근 강원도 야생동물 구조센터에는 덫에 걸린 천연기념물 산양이 6마리 들어왔는데, 환경부는 이 중 2마리는 돼지열병 차단을 위한 포획트랩에 걸린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광수 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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