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대 훈련에 고교생 끼워주고 '몇천만 원'..갑질 의혹도

한성희 기자 2020. 12. 22.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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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한국체대 사이클 전공 교수가, 고교생 학부모들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입학도 하지 않은 고교생들을 전지훈련에 끼워준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인데, 부당한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한성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월 경남 창녕의 한 숙박업소.

한국체육대학교 사이클 전공 학생 20여 명이 전지훈련 숙소로 사용한 곳입니다.

지도 교수인 A 씨 인솔 아래 40일 정도 머물며 훈련했는데, 여기에는 고교생들도 끼어 있었습니다.

[당시 훈련 참여 재학생 : (고교생이) 한 네다섯 명 정도 됐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계란밥이라고 있는데 그걸 매일매일 했어요. 아마 한 새벽 5시쯤 일어났을 거예요.]

고교생 중에는 한국체대에 지원해 입학 결정이 나지 않은 학생들도 섞여 있었습니다.

경찰은 A 교수가 훈련에 데려가 주는 대가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천만 원 정도를 건네받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A 교수와 돈을 걷어 건넨 학부모 3명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이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학과 재학생 학부모 : 입학하고 나서 400만 원을 입회비조로 내라고, 해마다 회비를 냈다 그러더라고요.]

A 교수가 학생들에게 지인이 운영하는 자전거 판매점에서 자전거를 사라고 권유해 압박감을 느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학과 재학생 학부모 : 교수님이 사라고 그러니까. 또 안 사면 교수님이 싫어하시거든요.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A 교수는 전지훈련은 고교생들이 자원해 대가 없이 데리고 간 것이고, 학부모들에게 받은 훈련비는 숙박비와 식대로 정상 지출됐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학부모 회비는 학부모들끼리 걷은 돈이어서 아는 바 없고 학생들에게 자전거를 사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조만간 A 교수를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한성희 기자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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