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수주' 막판 뒷심 보여준 한국 조선업
대우조선도 10월 2조274억원 수주..한국, 중국과 점유율 격차 좁혀
[경향신문]
한국 조선업계가 잇따라 조단위 신규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하면서 막판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일주일 새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말 창사 이래 단일 선박 계약으로는 최대인 2조8072억원짜리 수주에 성공했다. 한때 40% 가까이 벌어졌던 중국과의 세계 시장 점유율 격차는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한국조선해양은 오세아니아, 파나마, 유럽지역 선사 등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척, 컨테이너선 4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1척 등 총 10척, 1조1863억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6일에도 유럽, 버뮤다 및 아시아 소재 선사들과 LNG 운반선 4척과 31만8000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 등 1조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4일 유럽 선사와 30만t급 VLCC 4척(4000억원) 계약을 한 것까지 더하면 최근 일주일 동안에만 약 2조6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LNG 운반선 2척, 4082억원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3일에도 유럽 선주와 2조8072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1월 초까지만 해도 수주 가뭄을 겪었던 삼성중공업은 단일 계약 기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이 계약으로 한숨을 돌렸다. 삼성중공업은 11월부터 이번 계약까지 총 13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한 데 힘입어 누계 수주금액이 지난 10월 말 11억달러에서 현재 44억달러로 단숨에 4배가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0월 유럽 선사로부터 LNG 운반선 6척을 총 2조274억원에 수주하면서, 연간 목표치의 과반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LNG 운반선 같은 대규모 계약은 장기간 협상이 이뤄지는데 연초부터 미뤄왔던 수요가 이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선가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증해 선사들이 신규 선박 구매를 늘린 것도 최근 한국 조선의 약진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조선 3사와 중국 조선업체들 간 점유율 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영국의 글로벌 조선업계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39%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 한국과 중국의 선박 수주량 격차는 지난 15일 기준 7.6%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중국 조선업계는 연초 벌크선 대량 수주, 대규모 자국 발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IMO) 등 조선·해운업 관련 기관들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LNG 추진선 등 첨단 기술 탑재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연말 선전에도 불구하고 내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업계 관계자는 “LNG 추진선 등의 수요 증가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으로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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