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원더 우먼 1984'를 봐야 할 이유

라제기 2020. 12. 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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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하고 화려하다.

23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원더 우먼 1984'이 받아 마땅한 수식이다.

'원더 우먼 1984'는 1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었던 전편 '원더 우먼'(2017)과 달리 1984년 미국을 주요 시공간으로 삼는다.

'원더 우먼 1984'는 연말 유일하게 개봉하는 상업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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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 우먼 1984'는 연말 개봉하는 유일무이한 상업영화다. 코로나19 속에서 극장을 찾을 만한 풍성하고 화려한 볼거리를 갖췄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원더 우먼 1984'에서 원더 우먼은 황금 채찍으로 적을 제압하는 장면을 여러 번 선보인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풍성하고 화려하다. 23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원더 우먼 1984’이 받아 마땅한 수식이다.

‘원더 우먼 1984’는 사연 많은 영화다. 당초 지난 봄 선보이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개가 여러 차례 미뤄졌다. 세계가 코로나19 겨울 대유행을 겪고 있는 시기에 극장가를 찾는다. 미국에서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HBO맥스와 동시 공개하게 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의도치 않게 극장가 구원자 역할을 자처하게 됐다.

‘원더 우먼 1984’는 1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었던 전편 ‘원더 우먼’(2017)과 달리 1984년 미국을 주요 시공간으로 삼는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음에도, 끝 모를 탐욕이 꿈틀대던 때다. 원더 우먼 다이애나(갈 가도트)가 욕망의 화신 맥스(페드로 파스칼)의 악행을 막는 과정을 다룬다. 다이애나의 스미소니언 박물관 동료로 탐욕에 휩싸여 맥스를 돕는 바바라(크리스틴 위그) 역시 원더 우먼이 대적해야 할 악당이다.

영화는 맥 빠지는 결말이 흠집이지만 여러 미덕을 지녔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극장을 찾을 가치가 충분하다.

영화 '원더 우먼 1984'는 화려한 액션과 더불어 황금의상 등 여러 눈요기거리를 보여준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①스케일과 액션… 돈이 아깝진 않다

‘원더 우먼 1984’는 연말 유일하게 개봉하는 상업영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블록버스터가 희귀했던 올해 극장가에서 마지막으로 즐길 수 있는 할리우드 대작이다. 대형 화면에서 펼쳐지는 장쾌한 스펙터클과 호쾌한 액션이 관객의 오랜 갈증을 해소해줄 만하다.

도입부부터 화려하다. 원더 우먼이 어린 시절 아마존에서 펼치는 경기 장면부터 눈길을 잡는다. 65㎜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해 박진감을 더했다. 원더 우먼이 맥스를 잡기 위해 이집트에서 펼치는 도로 추격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장갑차와 대형 차량이 질주하는 도로에서 원더 우먼이 빚어내는 액션이 심장을 두드리는 음악과 어우러지며 몰입감을 높인다. 실감나는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컴퓨터그래픽을 최소화했다. 가도트와 위그는 액션 연기 소화를 위해 8개월을 훈련했다고 한다. 1980년대의 풍광, 황금 의상 등도 눈요기거리다. 풍성한 시각물을 만끽하기 위해선 아이맥스관 관람이 최선이다.


②지금, 여기에 적절한 주제

영화는 고대로부터 전해져 온 비밀스런 돌이 빚어낸 지옥도를 그린다. 사기꾼이나 다름없는 사업가 맥스는 돌을 손에 넣은 후 자신의 탐욕을 극대화하려 한다. 바바라도, 원더 우먼도 돌이 불러올 욕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영화는 인류 개개인의 지나친 욕망이 쌓이고 쌓이면 어떤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소원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라는 고전적인 주제는 인간의 이기심이 부각된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맞아 더 공명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닮은 꼴인 악당 맥스도 흥미롭다. 맥스는 TV를 확성기 삼아 사람들을 꼬드기고 스타 대접을 받는다. 덥수룩한 금발머리로 화려한 언술을 자랑하는 모습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력을 연상시킨다. 젱킨스 감독은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맥스를 구현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패티 젱킨스 감독은 전편에 이어 '원더 우먼 1984'의 메가폰을 잡아 여성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③여성이 더 좋아할, 여성 슈퍼히어로물

‘원더 우먼 1984’는 여성에게 더 갈채 받을 영화다. 여성 슈퍼히어로가 주인공이어서 만은 아니다. 전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패티 젱킨스 감독이 여성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젱킨스 감독은 ‘원더 우먼’으로 할리우드에서 슈퍼 히어로 영화를 연출한 첫 여성 감독이 됐다).

특히 바바라가 직장 안팎에서 겪는 고난은 여성들이 공감할 만하다. 바바라가 어두운 거리에서 남성에게 위협 받는 장면, 바바라가 자료 조사 중에 경비원에게 희롱 당하는 모습 등은 스크린 밖 현실과 조응한다. 바바라가 강하고 매력적인 여성이 되고 싶어 악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여성은 남성의 조력자이거나 악당의 희생자로 소비되기 일쑤였다. 여성 슈퍼히어로와 여성 악당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대립하고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 만으로도 ‘원더 우먼 1984’는 참신하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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