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인데..마스크 벗고 여러명 한 마이크 수상 소감
무관중·사전 녹화 조치에도 걱정
[경향신문]
코로나19 범유행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방송사 연말 시상식이 시청자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방역 조치로 우려를 사고 있다.
<2020 SBS 연예대상>은 참석자 얼굴을 본뜬 마스크, 거리 두기용 트로피 전달대 등 이색 장치를 마련했고 <KBS 2020 가요 대축제>는 공연 사전 녹화 등을 적극 활용해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날로 늘고 있는 방송가·가요계 상황을 고려할 때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0 SBS 연예대상>은 참석 연예인 전원에게 모두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마스크를 착용하게끔 하고, 커다란 가림판이 설치된 착석 테이블에 앉게 하는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매년 진행하던 참석자 인터뷰도 하지 않았고, 무관중 행사로 진행된 만큼 MC들은 실시간 시청자 댓글을 읽어주며 관객 반응을 전했다. 특히 시상자와 수상자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광수 게 섰거라 만능 시상팔’이라고 이름 붙여진 트로피 전달대를 이용하는 진풍경이 연출돼 이목을 끌었다.
이에 하루 앞서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열린 <2020 KBS 가요대축제> 역시 아티스트 간 동선 등이 겹치지 않도록 시상식 공연의 상당 부분을 사전 녹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상식 전날 그룹 골든차일드 멤버 재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같은 미용실을 이용하는 그룹 NCT, 세븐틴 등 출연진의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졌지만 KBS는 시상식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식전에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출연진이 마스크를 쓴 채 카메라 앞에 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사들의 이 같은 방역 조치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시청자들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시상식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최근 MBC 예능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6개 프로그램이 결방하는 등 ‘방역 비상’이 걸린 방송가·가요계 상황을 고려할 때 방역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마스크를 벗은 수상자 여럿이 무대에 함께 올라 한 마이크를 공동으로 사용하며 소감을 말하거나, 아이돌그룹과 백업 댄서 다수가 마스크 없이 공연을 펼치는 모습 등이 적절한 방역 조치로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트로피 전달대 등 이색 조치들에 대해 방역을 위한 거리 두기를 개그 소재로 가볍게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여건상 시상식을 취소할 수 없다면 지난 9월 미국에서 열린 제72회 에미상처럼 한층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방송가 최대 축제로 꼽히는 올해 에미상은 10개국 100여명의 배우와 제작진을 온라인으로 연결, 수상자에게 집으로 트로피를 배달했다.
방송 3사는 일단 정해진 시상식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4일에는 KBS <연예대상>, 29일에는 MBC <방송연예대상>, 30일에는 MBC <연기대상>이 치러진다. 31일에는 KBS와 SBS의 <연기대상>이, MBC <가요대제전>이 열린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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