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뇌에 침투한다

고재원 기자 2020. 12. 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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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혈뇌장벽'을 뚫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뇌에 들어갈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사이토카인 폭풍 반응이 크게 일어나 혈뇌장벽을 무너뜨리고 바이러스 입자와 혈액 속 염증유발 요소들이 뇌로 넘어가 경련과 착란, 혼수, 뇌병증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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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혈뇌장벽’을 뚫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혈뇌장벽은 혈류로부터 뇌와 척수에 물질유입을 막는 미세혈관장벽이다. 코로나19 환자들이 인지장애나 지능지수(IQ) 하락 등 뇌 관련 증상들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실제 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뱅크스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실험쥐의 혈뇌 장벽을 통과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 17일자에 발표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표면에 돋아 있는 돌기 형태로 인체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활용하는 ‘무기’다. 이 바이러스는 인체세포 표면에 돋아난 단백질 중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를 인식해 세포 안에 침투한다. 이 때 ACE2를 인식하는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의 부위가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실험쥐의 혈뇌장벽을 통과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뇌에 들어갈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이렇게 뇌로 침투한 스파이크 단백질이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사이토 카인 폭풍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현상을 뜻한다.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대규모 염증반응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머리에 안개가 낀 듯 멍한 증상인 ‘브레인 포그, 기타인지 장애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 외에도 코로나19가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들이 쌓이고 있다. 마지드 포투히 미국 뉴로그루오뇌피트니스센터 의료실장팀은 지난 6월 코로나19가 뇌 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저널에 발표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사이토카인 폭풍 반응이 크게 일어나 혈뇌장벽을 무너뜨리고 바이러스 입자와 혈액 속 염증유발 요소들이 뇌로 넘어가 경련과 착란, 혼수, 뇌병증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였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완치 후 뇌가 최대 10년까지 노화하거나 IQ가 최대 8.5 하락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애덤 햄프셔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완치자 8만4천285명을 상대로 지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비감염자들보다 낮은 인지 능력을 보였다는 분석을 내놨다. 집중치료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거나 인공호흡기를 사용한 환자들의 경우, 뇌의 나이가 최대 10년이나 늙거나 IQ가 8.5 떨어졌다. 통원치료를 한 코로나19 환자들은 뇌가 5년 정도 늙거나 IQ가 4 하락하는 정도의 인지 능력 감퇴를 보였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 연구팀이 지난 7월 코로나19가 바이러스를 없애는 항체가 신경세포의 단백질을 오인해 파괴하는 ‘급성파종성뇌척수염’과 뇌졸중, 망상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방역당국도 코로나19가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달 10월 27일 “코로나19 후유증과 뇌기능의 상관성을 다룬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소위 혈전이 많이 생기는 것이 코로나19의 특성인데 그 경우 충분히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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