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실패", "잘못 건드려 악순환".. 與도 등 돌리는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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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야권의 목소리가 아니다.
정부의 '든든한 우군'인 민주당 내에서 최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강력한 대권 경쟁후보로 거론되는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10월 경기 의정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문제는 건들면 건들수록 문제가 커진다"고 정부 정책을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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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야권의 목소리가 아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요 관계자들한테 나온 발언이다. 정부의 ‘든든한 우군’인 민주당 내에서 최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극심한 전세난과 집값 폭등으로 민심이 싸늘해지자 현역 의원들은 물론 잠재 대권 후보까지 가세해 더는 침묵하지 않고 공개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국토부의 조정지역 지정 정책은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며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원은 “정말 답답하다. 국민의 원성은 높아가고 대책은 없으니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국토부의 조정지역 지정 정책은 아파트 가격의 대세 상승, 우상향 상승의 추세를 막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상식적 수준의 판단력만 갖고 있으면 특정 지역을 조정지역으로 지정해 대출 등을 규제하는 것은 ‘풍선 효과’로 인접 비지정지역의 가격 급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게 너무나 명백하다”며 “이럴 바에 차라리 시장에 맡기는 게 나을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현미 장관 시절 25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을 사실상 실패로 규정한 것이다.
노 최고위원은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며 “신혼부부 및 자녀가 있는 가구의 생애 첫 주택 구입시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기준을 완화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부부합산 소득 기준 연 1억5000만원 이하인 가구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경우엔 3년 거주를 조건으로 LTV를 40%에서 60%로 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고 대출을 과도하게 옥죄는 바람에 정작 투기와 거리가 먼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마저 송두리째 앗아갔다는 성난 민심이 리트머스 시험지가 돼 민주당 내 기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실패 정책으로는 분양가 상한제를 꼽았다. 이 지사는 “분양을 받으면 입주하는 순간 수억원을 벌게 되는 등 시중 가격으로 오르며 분양 광풍이 일게 된다”면서 “ 분양가 상한제는 처음에는 좋은 의도였으나, 지금은 나쁜 제도”라고 말했다. 집값을 잡기 위한 규제가 시세 차익을 노리는 현금 부자와 투기꾼들에겐 적은 투자로 더 큰 이익을 얻을 기회가 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교체가 확정된 김현미 장관 재임 기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패닉바잉’(공포심에 따른 매입), ‘벼락거지’(매입 미루다 매매·전세 모두 구하지 못했다는 뜻) 등 다양한 신조어가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주거 불안이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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