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대신 자사몰서 '라방'..패션업계 '탈 플랫폼' 행보

배지윤 기자 2020. 12. 18.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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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커머스 新유통채널로.."2023년 시장 규모 8조원 전망"
높아진 '라방' 잠재력에..신세계인터·코오롱Fnc도 자사몰 라방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4일 네이버나 카카오가 이닌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첫 '라이브 방송'(라방)을 진행했다. 딥티크·바이레도 등 평소 경험해 보기 어려운 고가 화장품 브랜드의 '뷰티 홀리데이' 상품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일부 소비자들은 "인기있는 럭셔리 브랜드가 가득해 더 관심이 간다", "쇼퍼 분의 자세한 설명을 통해 브랜드와 상품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유익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호응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이 패션업계 신(新)유통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비대면 판매 채널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이처럼 라방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고 자사몰을 통해 라방을 진행하는 패션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형 플랫폼의 종속에서 벗어나 자사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신세계인터·코오롱Fnc 자사몰서 라방 '실험'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신세계인터내셔날 에스아이빌리지는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에스아이라이브'를 론칭했다. 이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 저녁 8시부터 라방을 통해 럭셔리 상품을 소개한다.

판매 상품군도 에스아이빌리지에 입점된 고가 상품군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관련 상품을 물론 향후 자사몰의 편집숍 '셀렉트449'에 입점된 미술품·고가 음향기기·인테리어 소품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고급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라방에서도 일반 진행자가 아닌 전문 세일즈 트레이닝을 받은 직원들을 전담 '퍼스널 쇼퍼'를 투입해 시청자들이 VIP 전용 쇼핑을 하는 듯한 고객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뿐만이 아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도 지난 10월 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약 4주간 자사몰 '코오롱몰'에서 네번의 라방을 통해 플리스·코트·액세서리·다운 점퍼 등을 소개했다. 결과도 '기대 이상'이었다.

네이버·카카오TV 플래폼이 아닌 자사몰에서 진행됐음에도 4회 누적 시청 고객이 3만3000명에 달했다. 이 기간 코오롱몰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만큼 추가 방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외에도 현대백화점 계열 패션 회사인 한섬도 자체 유튜브 채널 '더한섬닷컴'을 통해 라방을 실시하고 있다. 라방이 진행되는 1~2시간 동안 한섬닷컴에서 할인이나 마일리지 혜택을 제공하면서 고객 유입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에스아이빌리지 '에스아이라이브' 캡쳐.© 뉴스1

◇'라방'으로 콘텐츠 역량 높인다…"자사몰 경쟁력 강화"

이처럼 패션업체들이 직접 라방 실험에 나선 이유는 자사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채널 수요가 높아진 만큼 라방 등 질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면 자사몰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라방은 성장 가능성 높은 콘텐츠로 평가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3조원대로 추정되며, 오는 2023년에는 8조원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예컨대 '럭셔리 플랫폼'을 표방하는 에스아이빌리지도 자체 방송 스튜디오를 구축해 콘텐츠 역량을 강화,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계절이나 트렌드·이슈에 맞는 제품과 브랜드를 엄선해 소개하고 상품 큐레이션(전시)에 집중해 자사몰 고객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라방은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해 MZ(밀레니얼·Z)세대 유입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홈쇼핑과 달리 단순 구매 행위를 넘어 판매자와 의견을 주고받는다는 점이 이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수료 부담도 덜 수 있다. 현재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의 수수료는 3~10% 안팎으로기존 홈쇼핑TV 대비 부담이 낮은 편이지만 자사몰을 통해 상품 판매가 이뤄지면 판매자 입장에선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상품 판매가 패션업계 오프라인 실적 부진을 상쇄하는데 도움을 줬다"며 "라방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온라인 생존 전략을 찾는 업체들이 온라인 수요를 높일 방안으로 자체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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