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듯 아팠다"는 모더나 임상 참가자, 후유증에도 접종 권유 왜?

접종 후 오한, 발열, 관절통, 근육통..하루 지나 호전
참가자  "코로나19 걸리는 것보다 며칠 아픈 게 낫다"

미 식품의약국(FDA)가 긴급사용 승인을 검토 중인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파리=AFP 연합뉴스

“온 몸의 관절이 쑤시고 아팠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전한 후유증이다.

지난 8월 모더나 백신 임상 시험 3상에 참여했던 조슬린 에드워즈(68)는 1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2차 접종 후 심각한 후유증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는 “(백신을 맞은 뒤) 밤에 너무 추워서 잠에서 깼고 그후 24시간가량 극심한 오한과 두통, 목 통증 등을 겪었다”며 “온몸의 관절이 아팠다”고 말했다. 또 체온이 39도까지 치솟았고, 땀을 엄청 흘려서 체중이 1.4kg 빠졌다. 다행히 이런 증상은 하룻밤 지나서 호전됐다. 에드워즈가 실제 백신을 맞았는지, 위약을 투여한 플라시보 그룹에 속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캔자스시티에 거주하는 간호사 에이미 워런(48)도 비슷한 후유증을 경험했다. 2차 접종 후 오한과 발열, 관절통, 근육통을 앓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약골이 아닌데도 죽을 것만 같았다”며 “만약 임상 시험 참가자 중 회복이 필요하면 하루 쉬라고 권하고 싶어서” 페이스북 그룹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워런은 실제 백신을 맞았고 항체 형성 확인을 위한 검사도 받았다.

에드워즈와 워런은 그럼에도 모든 사람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유했다. 에드워즈는 “이런 증상이 강한 면역력을 심어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며 “코로나19에 걸리는 것보다 36시간 동안 아픈 게 낫다”고 말했다. 워런도 부작용 가능성이 있지만 백신 접종을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도 모더나 백신과 유사한 후유증을 보였다. 화이자가 최근 공개한 임상 시험 자료에 따르면 18∼55세 임상 참가자 중 2차 접종 후 열이 난 비율은 15.8%, 오한을 느낀 비율은 35%였으며, 일부 참가자는 두통과 피로 등 후유증을 겪었다.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 지난주 영국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 2명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고, 16일 미국 접종자에게서도 알레르기 반응이 보고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17일 외부자문단 회의를 열어 모더나 백신 긴급사용 승인 권고 여부를 논의한다. 미 언론은 18일 즈음 정식 승인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