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조기 퇴직·휴직 증가..교사 모자란 미 학교

이윤정 기자 2020. 12. 1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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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부실에 업무량 늘어
공립 교직원 수 8.7% 감소
온라인 학급당 50명 '과밀'
학교들, 학위 없어도 채용

[경향신문]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 학교들이 교사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퇴직·휴직 등을 신청한 교직원들이 크게 늘었고, 일부 학교들은 교육 관련 학위가 없는 지원자도 교사로 채용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공립학교 교직원은 약 753만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에 비해 8.7% 감소했고, 2000년 이후로는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교사가 부족해지자 온라인 학급당 학생 수는 50명이 넘는 곳이 많아졌고, 유치원에서는 학부모와 스쿨버스 운전사까지 보조교사로 나서고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공립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안드레아 머피(54)는 지난 학기 시작 6주 만에 조기 은퇴를 결정했다. 원래 3년 뒤 은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방역 대책 없이 교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신체적 피로가 커졌다. 대면수업과 온라인수업을 병행하는 등 교육시스템이 급변하고 업무량이 늘어난 것도 이유였다. 머피는 “코로나19 이후 교사들이 ‘소모품’이 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학교를 떠나는 교사는 많아졌지만, 교육현장에 지원하는 사람은 크게 줄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지난 8월 1728명의 교사 공석을 채우지 못해 교실을 통폐합하고, 교장에게도 수업을 배분했다.

학교들은 교사 채용 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미주리주와 아이오와주 등은 학사학위가 없어도 온라인 교육과정만 이수하면 교사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애리조나주 워싱턴초등학교는 이번 학기 전직 경찰관, 식당 매니저, 배관공 견습생 등을 교사로 채용했다.

교사 임금 인상, 온라인 수업 장비 마련, 돌봄 교실 확충 등 교육현장 개선을 향한 요구도 커지고 있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고 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지난달 고소득자의 소득세를 인상해 공립학교 예산으로 편성하자는 주의회 안이 발의됐지만,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WSJ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교사들은 지치고, 학부모들은 좌절하고, 학생들은 학업 진전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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