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왕' 김재철 명예회장, AI인재 육성에 500억 기부

이호승,이종화 2020. 12. 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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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선진국 만들어달라"
향후 10년간 KAIST 지원
'김재철 AI대학원' 탄생
작년엔 한양대에 AI센터 설립
50년간 동원그룹 이끈 선장
이젠 데이터바다 개척 힘보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오른쪽)이 16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AI 발전기금 기부 약정식`에 앞서 신성철 KAIST 총장과 AI 자율주행차인 플라잉카를 시승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사재를 출연해 KAIST에 AI 발전기금 5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사진 제공 = 동원그룹]
대양(大洋)을 누비던 노(老)선장이 '데이터의 바다'를 항해할 '인공지능(AI) 선장' 육성에 나선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85)이 국내 AI 인재 양성을 위해 KAIST(총장 신성철)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한다. KAIST는 김 명예회장 뜻을 이어 AI대학원 명칭을 '김재철 AI대학원'으로 명명하고, 2030년까지 40명 규모로 최고 수준의 교수진을 확보해 세계적 수준의 AI대학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 명예회장은 16일 KAIST 대전 본원에서 열린 기부 약정식에서 향후 10년간 500억원을 KAIST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신성철 총장을 비롯해 김 명예회장 아들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기부 재원은 김 명예회장이 보유한 한국투자증권 주식 등을 순차적으로 매각해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동원육영재단을 통해 KAIST에 전달될 예정이다. 김 명예회장은 "기부금은 현금으로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KAIST는 기부자 뜻을 기리기 위해 AI대학원 명칭을 '김재철 AI대학원'으로 정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세계적 수준의 AI대학원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융·복합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AI 분야 기술은 물론 다양한 인문학 강의를 통해 지식과 인성을 두루 갖출 수 있는 전인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수 인재와 교수진 확보를 위해 현재 대전 본원에 있는 AI대학원을 내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서울 캠퍼스(홍릉)로 이전한다. 2023년부터는 AI 관련 기업들과의 공동연구 및 산학협력 프로젝트 등을 위해 '양재 연구개발(R&D) 혁신지구'에 교육·연구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번 기부는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 AI 분야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김 명예회장의 소신에 따른 것이다.

원양어선 항해사에서 시작해 대형 식품기업을 일군 김 명예회장의 인생 이력은 AI와 직접적인 접점은 없다. 하지만 독서광인 그는 외국 서적을 탐독하고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과 만나면서 AI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김 명예회장은 지난해 퇴임 이후부터 AI 인재 양성과 기술 확보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산업은 지난해 한양대에 30억원을 기부해 한양 AI솔루션센터를 설립했다. 동원그룹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그룹 차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 계열사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프로젝트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달 대표이사 직속의 AI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김 명예회장은 한양 AI솔루션센터 기부 당시 "대항해 시대는 바다와 선박이 주역이 된 하드웨어 시대였지만 앞으로 전개될 대항해 시대는 데이터의 바다와 AI가 주역을 맡는 소프트웨어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자신의 무대였던 바다와 앞으로 세상을 바꿀 데이터의 바다를 비교하기도 하고, '대항해 시대' '출정식' 등 해양 용어를 써가며 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이날 약정식에서 김 명예회장은 "AI 물결이 대항해 시대와 1·2·3차 산업혁명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큰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대한민국이 AI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출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장은 "김 명예회장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김 명예회장의 기부를 토대로 KAIST가 AI 인재 양성과 연구의 세계적 허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승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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