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IT인재도 길러 배달합니다"

이용익 2020. 12. 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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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성 우아한형제들 이사
현업 프로그래머 양성하는
직업교육과정 '우테코' 운영
"프로그래밍, 코딩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심자, 전문가 코스는 많은데 그 사이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현업에서 필요한 기술을 직접 가르치는 곳이 늘어나면 우리 회사는 물론 사회에도 이득이 아닐까요?"

박재성 우아한형제들 이사(사진)는 '왜 학교도 아닌 일반 회사에서 교육과정을 개설했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반문을 던졌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으로 잘 알려진 우아한형제들은 개발자의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을 대상으로 '우아한형제들 테크코스(우테코)'라는 이름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개발자 다수를 뽑는 정보기술(IT) 기업이 개발자로 취업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일종의 직업 전문학교를 만든 셈이다. 10개월이라는 긴 과정임에도 벌써 1·2기를 배출하고 3기 모집에 들어간 이 코스는 1000명 가까운 인원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16일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만난 박 이사는 "업계 특성상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는 곳이다 보니 현업에서 기대하는 실무 역량과 대학교 같은 교육기관에서 배우는 프로그래밍 지식 간에 괴리가 생긴다"며 "커리큘럼을 설계할 때 어릴 적 이론 강의를 싫어했던 게 기억나서 내가 싫은 것은 남들에게도 시키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웃어 보였다.

그의 말대로 우테코에서는 실무 위주 교육이 이뤄진다. 이론을 알려주기에 앞서 해결 과제를 준 뒤 두 사람이 하나의 컴퓨터로 협업하는 '페어(pair·짝)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풀어보는 일을 먼저 하게 한다. 이후에는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선배 개발자들이 리뷰어 역할을 맡아 피드백을 주면서 교육생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단계별 과제 수행과 더불어 글쓰기와 발표를 진행해 의사소통 능력도 함께 키워준다.

물론 대학처럼 4년을 내리 가르칠 수는 없지만 실무 위주 교육 과정이다 보니 이를 이수한 학생들의 현업 취업률도 높다. 우아한형제들은 물론 네이버, 카카오 같은 유수의 IT 기업에 신입 개발자로 입사하는 비율이 90%에 달할 정도다. 비전공자로 경영학을 공부했지만 우테코를 거친 뒤 우아한형제들 개발자로 입사하게 된 안운장 씨는 "그림을 많이 그려봐야 화가가 될 수 있듯이 실제로 프로그램을 많이 다뤄봐야 개발자가 될 수 있다"며 "비전공자 입장에서 잘 모르던 실무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공자라 해도 도움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컴퓨터학과 출신으로 우테코를 마친 뒤 카카오에 입사한 김범준 씨는 "학교에서 이론으로만 배운 것은 자꾸 잊어버리는데, 실제로 해보고 그 작업을 팀원과 협업하다 보니 실질적인 적용을 어떻게 하는지 감을 익혔다"고 말했다.

김씨 사례처럼 우아한형제들이 아닌 다양한 IT 기업에 교육생이 취업해도 이를 허용하는 것이 우테코의 특징이기도 하다. 박 이사는 "우아한형제들에 들어와서 일해준다면 당연히 반가울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개발자를 채용한다면 지원자는 충분히 많을 텐데, 그보다 훨씬 절박하게 사람을 구하는 스타트업도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생들이 퍼져서 작은 회사를 키우는 것도 아름다운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이사는 "3기쯤 진행되다 보니 리뷰어를 뽑을 때 1기 출신 개발자가 오는 경우도 생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소프트웨어를 교육하는 방식에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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