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만원 투자해 월 130만원 받는다"는 지식산업센터..실제론 공실 속출

최상현 기자 2020. 12. 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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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으면 실 투자금 3300만원으로 매달 130만원 임대료 수입을 올릴 수 있어요. 대출 이자 비용을 떼고 봐도 연간 1000만원, 30%가 넘는 수익률이 예상됩니다. 이보다 완벽한 투자 상품은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찾을 수 없을거라 장담합니다."

지난 15일 경기도 고양시의 A지식산업센터 분양홍보관에서 만난 A과장은 "주택 시장 규제가 심해지면서 대출이 80%까지 나오고 각종 세제 혜택도 주어지는 '규제 무풍지대' 지식산업센터로 눈을 돌리는 분들이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코로나19로 기업 상황이 어려운데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어떡하나"는 질문에 그는 "지식산업센터는 상가와 달리 한번 입주하면 5년 이상 장기 임대가 기본이기 때문에 공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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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으면 실 투자금 3300만원으로 매달 130만원 임대료 수입을 올릴 수 있어요. 대출 이자 비용을 떼고 봐도 연간 1000만원, 30%가 넘는 수익률이 예상됩니다. 이보다 완벽한 투자 상품은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찾을 수 없을거라 장담합니다."

지난 9월 준공된 경기도 고양시 한 지식산업센터 전경. /최상현 기자

지난 15일 경기도 고양시의 A지식산업센터 분양홍보관에서 만난 A과장은 "주택 시장 규제가 심해지면서 대출이 80%까지 나오고 각종 세제 혜택도 주어지는 ‘규제 무풍지대’ 지식산업센터로 눈을 돌리는 분들이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로 기업 상황이 어려운데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어떡하나"는 질문에 그는 "지식산업센터는 상가와 달리 한번 입주하면 5년 이상 장기 임대가 기본이기 때문에 공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나 이날 찾은 고양시 B지식산업센터는 준공 후 3개월이 지났는데도 1층 상가조차 거의 채워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도로변에 있는 한 상가 호실 벽면에는 ‘제일 좋은 OOO호를 사용하실 분들은 최대로 저렴하게 모시겠다’면서 ‘렌트프리 및 임차료도 저렴하게 협의하니 빨리 연락을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택 규제를 피해 틈새 투자처로 각광받는 지식산업센터가 우후죽순으로 승인돼 ‘과잉 공급’되는 추세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신설 또는 변경 승인을 받은 지식산업센터 수는 111곳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파트형 공장으로도 불리는 지식산업센터는 다른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건물 단위로 분양·매매 하는 것이 아니라 호실 단위로 거래가 이뤄져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분양가의 20%만 자기 자본으로 충당할 수 있으면 나머지는 담보 대출이 가능하고, 전매 제한도 없어 분양권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도 활발하다.

청약 자격이 개인이 아닌 법인으로만 제한되지만, 분양 관계자는 "아무 법인이나 설립하고 분양을 받은 뒤 준공될 때쯤 임대사업자로 돌리면 되니 일반 직장인도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지식산업센터의 주된 입주대상인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의 업황이 극도로 악화됐고, 재택근무로 전환하며 사무 공간을 축소하는 추세라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기준 B지식산업센터의 입주업체는 단 한 곳이고, 종업원은 5명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분양을 받은 뒤 아직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공실이 많아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가는 그래도 들어오겠다는 수요가 있지만, 오피스 공간의 경우 입주 예정자를 다 합쳐도 절반 이상이 공실"이라고 밝혔다.

B지식산업센터의 공실 문제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또다른 지식산업센터 3곳이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나란히 공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4개 지식산업센터를 모두 합하면 총 1500호 가량의 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지식산업센터는 직장인도 월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소액 투자처로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미분양이 심해졌고 분양을 미루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면서 "분양을 받았다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도 "예전에는 지식산업센터에서 6~7% 정도 수익률이 나왔지만, 지금은 IT기업의 메카인 판교 정도를 제외하면 마이너스 수익률도 허다하게 나타나는 상황"이라면서 "최근에는 구로디지털단지에서도 경매 유찰 건이 나오는 등 외면받는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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