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블레임룩

김환기 2020. 12. 1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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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상을 주는 패션은 당신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준다." 일본인 유명 저술가 후쿠시마 데쓰시의 말이다.

'블레임룩'(blame look)이라는 말이 탄생한 배경이다.

회사 측 우려와 달리 운영사 주가가 29.74% 급등해 "블레임룩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말이 나왔다.

블레임룩에 민감한 이들이 새겨야 할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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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상을 주는 패션은 당신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준다.” 일본인 유명 저술가 후쿠시마 데쓰시의 말이다. 나폴레옹은 “사람은 그가 입은 제복대로의 인간이 된다”고 했다. 옷 입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옷에는 사람의 내면이 드러나 있고 멋진 옷은 입은 이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한다. “옷입기는 삶의 한 방식”(이브 생로랑)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희대의 탈주범 신창원은 1999년 경찰에 체포될 때 입었던 무지개 티셔츠로 화제 몰이를 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미소니의 짝퉁인데 ‘신창원 티셔츠’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블레임룩’(blame look)이라는 말이 탄생한 배경이다.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입은 옷이나 패션이 대중에게 주목받는 사회현상이 블레임룩이다. 영어 단어 ‘비난하다’(blame)와 ‘옷차림’(look)의 합성어다. 신창원 사례에서 보듯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게 대중의 옷 유행 패턴이다.

2000년엔 로비스트 린다 김이 쓰던 에스카다의 선글라스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최순실(최서원)씨는 2016년 검찰 출석 중 벗겨진 신발 한 짝이 이탈리아의 프라다 명품으로 드러나 미운털이 더 박혔다. 지난 3월에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검찰 송치 과정에서 입은 보라색 휠라 맨투맨 티셔츠가 주목받았다. 회사 측 우려와 달리 운영사 주가가 29.74% 급등해 “블레임룩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말이 나왔다.

블레임룩은 역사적으로 오래전부터 있었다.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폭정을 일삼던 혁명 지도자 장 폴 마라를 암살한 미모의 샤를로트 코르데가 입었던 드레스와 보닛이 유행했다.

2008년 8세 여아를 성폭행한 조두순이 12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할 때 입은 카키색 패딩 탓에 등산 의류 브랜드가 곤욕을 치렀다. 네티즌들은 “아동 성범죄자가 입은 패딩은 믿고 거른다”고 했다. 이에 의류업체는 “로고를 자르거나 모자이크 처리한 뒤 보도해 달라”고 읍소했다. 난데없이 블레임룩 피해를 본 회사 측은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블레임룩에 민감한 이들이 새겨야 할 말이 있다. “죄인은 밉지만 그의 옷은 미워하지 말라.”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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